1000개의 얼음인형 브라질 예술가 넬레 아제베두의 얼음인형이 세상에 나온 건2012년 8월이었다고 합니다.당시 그는 칠레 산티아고의 한 대학 계단에 사람 형상의 얼음조각 1000개를 전시,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처절하게 환기시켰습니다.이후 영국 버밍엄 시의회 광장 계단에 그의 '얼음 인간' 5000개가 등장했지요.칠레의 8월은 겨울이지만 영국의 8월은 여름입니다.얼마 안 가 다 녹고 물기조차 완전히 말랐을 것입니다.그래서 그의 전시는 늘 사진으로만 존재하고 언제나 현재진행형이지요.100년 뒤에도 그의 얼음 인간은 녹고 있을 것입니다
까치밥 감나무 맨 꼭대기에아직도 버티고 있는 언 까치밥 한 개를콕콕 쪼아대는 직박구리 부리.그 부리에 녹아내리는참으로 춥고입이 궁금한 겨울 오후,이 겨울나누어 먹을 것은 없어도두껍게 껴안아따스한 몸기운 서로 배부르게 채우는 일,우리 살아감의 가장 소중한 자유.- 박종영 님
누리장나무 꽃 새해 받은수많은 SNS 연하장 속에들어 있던 누리장나무 꽃녹음 짙은 늦은 여름에 피어나가을에 청보석 같은 열매를 내어다는누리장나무 꽃구린내 난다고 개똥나무로 불려도약효만큼은 뛰어난 누리장 나무 꽃을연하장에 끼워 보낸친구의 마음을 헤아리는 저녁키를 낮춘 하늘에선눈이 올 것만 같다글.사진 - 백승훈 시인
뿌리내 몸 어디를 만져봐도 뿌리가 없다 아니다 내 몸은 뿌리로 엉켜있다 틈새마다촉수를 뻗어 나를 간섭하는 뿌리, 버팀목을 자처하며 내 밑동이 되려 하는 뿌리,나는 뿌리의 눈물과 함께 잠들고 뿌리의 뜻에 반反하여 깨어난다 뿌리를 캐낼 수있는 칼은 지상에 없다 내가 지평을 넓히지 못하는 것은 뿌리를 무시하기 때문,뿌리를 외면하는 심장은 가뭄을 탄다 뿌리는 뿌리로부터 오고 뿌리로 이어져 간다 뿌리의 실핏줄, 뿌리의 동맥 끝에서소리 없이 꽃들이 피고 졌다 뿌리 속에 뿌리가 있고 뿌리 바깥에도 뿌리가 있다갖가지 잎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
시작입니다그날그날이 일생을 통해서 가장 좋은 날이라는 것을마음속 깊이 새겨두라.- 에머슨 그럼요.지금 이순간이 어느 때보다 가장 소중하고,오늘이 내 생애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어제와 그제가 기억되는 뜻 깊은 날이 된 것은지금, 혹은 오늘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2023년 이제 시작입니다.
계묘년(癸卯年)의 해오름이여 푸르른 동해의 물을 박차고첫 새벽의 하늘을 차오르며황금 불덩어리가 빛을 열어온다바라보는 가슴에 불을 지르며검은 토끼해의 첫 하늘을 빛으로 가른다계묘년 토끼해를 반기며 소망하는 것은남북이 대화로 손 맞잡아 평화가 넘치고철길따라 철마타고 칠천만이 오고가며북한의 비핵화를 대화로 풀게 하시고한반도를 넘어서 세계로 날아오르게 하소서계묘년 새해 새 꿈들이첫 해오름의 황금빛 햇살처럼우리 모두의 숨결마다 가슴마다 눈빛마다 희망과 행복과 건강으로 가득 차고 넘치기를 그리고 코로나를 박멸하여 세상이 웃게 하소서 계묘년에는
향기촌 눈부자 간밤에 쌓인 눈이 깊숙합니다.첫발을 내 디디니 쑤~욱 들어가네요향기촌 곳곳에 쌓이고 쌓인 눈들이 그득그득합니다.눈~부자 되었어요 중에서
고드름 나 이제 겨울 버리고 봄에 안기고 싶다나 그만 나를 버리고 땅에 내리고 싶다나 그만 고집 버리고 바보 물이고 싶다. - 박얼서 님
인천도시공사(iH) 이승우 사장의 장모 (故 서정옥님)께서 28일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빈 소 : 서울 성모병원장례식장 3호 발 인 : 12월 30일(금) 문 의 : 02-2258-5940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갈퀴나물 꽃 겨울 천변에서떠나는 새들을 배웅하고돌아서다가갈퀴나물 넝쿨에 걸려하마터면넘어질 뻔하였다새들 날아간 자리 흔적 없듯또 한 해가 속절 없이 저무는데갈퀴나물 마른 넝쿨이지난 여름 꽃의 기억을 일깨운다나의 삼백 예순 날 속에도무수한 꽃들이 들어 있다생각하면글.사진 - 백승훈 시인
둥그런 세상 하늘에서 전송된 눈말은 진실을 이야기하고툰드라에서 날아온 언어들로작은 방 틈새, 나무마다희디흰 기호들로 채색된다참새들의 소리에사각사각첫눈은 내려아이들은 아우성으로 마당에 발자국을 찍는다나는어둠의 뒤편에서새벽을 인화하며소리가 삭제된 메일함을 쓸어 담는다 - 이용주 시 -
기타리스트 다시 듣고 싶은 노래는 철새처럼 날아간다여섯 줄의 슬픈 고백 주말드라마 주인공처럼화려한 날들은 아픈 손가락들의 연애편지지울 수 없는 하숙집 그림자들의 외줄타기 - 사색의향기 문화나눔 밴드 이현우 님 글
◇서기관 전보경제법제국 임 종 훈(2022. 12. 21. 일자 인사발령)◇서기관 전보법제지원국 법제지원총괄과 송 정(2022. 12. 22. 일자 인사발령)
제비꽃 초겨울 들판에서보랏빛 제비꽃과 마주쳤다제비꽃은 봄에 피는 꽃인 줄만 알았던나의 무식을여지없이 들킨 순간이었다꽃 한 송이 아는 데에도평생이 모자란다 하던어느 숲해설가의 말이뒤통수를 치고 갔다글.사진-백승훈 시인
미래의 길이 늘이기 고작 이만한 미래를 고대하며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생각될 때도 때론 있다.그럴 땐 허리를 펴고 서서 미래의 길이를 조금 더 늘여본다.한 시간의 미래, 두 시간의 미래, 그것도 아니라면 하루라는 미래.- 황보름,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중에서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미래를 연장하는 것일까요.거창한 것이 미래가 아니라 집중한 현재의 연장이 미래이기 때문이겠지요.나만의 보폭, 속도, 방향이 미래와 연결되어 그 미래의 기간이 연장되기 때문일까요.그렇다면, 천천히 아주 천천
나비처럼, 행복은 행복은 나비다.당신이 쫓아다니면 잡을 수 없는 곳에 있지만조용히 앉아있으면당신에게 내려앉을지도 모른다.- 나다니엘 호손 나비가 계속 따라와 물러서지 않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한동안 머리 위에서 맴돌기도 하고 뒤에서 따라오기도 하다가가만, 그 자리에서 빙빙 돌던 것을.뒤돌아보며 낯익은 얼굴, 그리운 얼굴을 떠올렸던 기억이 있습니다.그 나비처럼, 행복은따라오라 말 안 해도 따라와 자꾸만 뒤돌아보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백겨울 첫 동백이 피었다추울 때 피우기 위함 일까봄 여름 가을을 마음 졸이며매서운 겨울을 기다렸다추울 수록 예쁘게하얀 눈을 이고칼바람에 맞서는 붉은 열정시시한 사랑은 가라눈 녹이는 뜨거움이 없다면...선홍빛 뚝뚝 떨어지더라도피고지고 피고지고겨울 끝자락까지 함께 하리 사색의향기 문화나눔 밴드 - 가람 님 글
경계선 하늘 맞닿은 바다눈으로 선 하나 그어수평선이라 부르고하늘 맞닿은 땅눈으로 선 하나 그어지평선이라 부르니그대와 나 사이마음으로 그은 선 하나무슨 선이라 부를까조금만 더 다가서면모두 한순간에허물어질 그 경계선. -류인순 님-
궁궁이 꽃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구세군 자선남비 속에백동전 하나 넣고 가는고사리 손을 보았습니다눈송이보다 더 하얀 백동전을남비 속에 수줍게 밀어넣고는총총히 멀어지는 소녀를 보았습니다.자잘한 꽃들이 한데 모여고봉밥 같은 꽃다발을 이루는여름 냇가에 피는 궁궁이 꽃처럼비록 보잘 것 없는 백동전이라도모이고 쌓이면 누군가의 따뜻한 밥이 된다고속삭이듯 내리는 눈송이 하나가소녀의 작은 어깨를 가만히 짚어주었습니다. 글.사진 - 백승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