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런 세상

 

하늘에서 전송된 눈

말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툰드라에서 날아온 언어들로

작은 방 틈새, 나무마다

희디흰 기호들로 채색된다

참새들의 소리에

사각사각

첫눈은 내려

아이들은 아우성으로 마당에 발자국을 찍는다

나는

어둠의 뒤편에서

새벽을 인화하며

소리가 삭제된 메일함을 쓸어 담는다

 

- 이용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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