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진 붕괴·6월 팀타격 중위권… 436일만에 1위 내줘

프로야구의 지존 SK 와이번스가 흔들리고 있다.

SK는 지난 28일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5로 무너져 올 시즌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삼성 라이온스에게 내줬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강자로 불리던 SK가 1위 자리에서 물러나기는 지난해 4월17일 이후 무려 178경기 만이다. 날짜로는 436일, 1년 2개월여 만이다. SK는 지난해 4월18일 이후 그동안 1위 자리 내준 것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 2007~2010년 시즌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3차례 우승을 거머쥐고 1년 이상 지존의 자리를 지켜왔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충격적이다.

하지만 SK의 추락은 그동안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최근들어 전력 약화가 눈에 띄게 드러나면서 내리막 길을 타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올 시즌 SK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 많이 빠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주축 선수들이 은퇴와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면서 전력이 이전에 비해 많이 약화됐다.

지난 2009년 시즌 최고를 자랑하는 팀 타선이 올 시즌에 크게 약화되면서 홈런의 경우 40개로 전체 구단 가운데 7위로 뚝 떨어졌고 팀 타율(0.263)과 타점(271개), 출루율(0.344), 장타율(0.380)은 모두 6위로 추락하는 등 타격 지표가 중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6월 들어서는 홈런(11개)과 장타율(0.358)이 최하위로 떨어져 극심한 타격 약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들이 무너지면서 생긴 투수진 불안도 약화된 타선 못지 않게 전력 악화에 기여했다. 투수진 붕괴는 앞으로의 경기도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란 불안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다승왕을 차지했던 김광현은 4승6패, 평균자책점 5.14로 부진을 면치 못해 2군행으로 택했고 송은범도 3승2패, 평균자책점 3.72로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용병 짐 매그레인은 2승5패, 평균자책점 5.07로 퇴출 위기까지 몰리고 있다.

SK 투수진은 시즌 초반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의 절묘한 계투진 운용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듯 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선발진이 붕괴되면서 불안정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SK는 무너진 선발진을 계투진으로 틀어 막아 버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시즌 SK의 지존 자리 수성 여부는 침체된 타선이 얼마나 되살아나고 불안한 선발 투수진이 안정감을 되찾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야구 전문가들은 SK의 약화된 타선의 경우 언제든 보강이 가능해 다시 살아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선발진 불안은 당장 보완이 쉽지 않아 에이스들의 부활 여부가 앞으로의 향배를 가르는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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