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공백에 업무 차질… 대내외적 업무효율성 고려해야
지자체장 당연직 규정 폐지… 관계자들 ‘과잉충성’ 지적

유정복 전 인천시장의 궐위로 공석이 된 인천시체육회장 인선을 두고 시 체육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관례대로 박남춘 현 인천시장을 추대해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주장에 현재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강인덕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인천시체육회 종목단체 회장들로 구성된 ‘인천광역시 체육회 대의원 비상대책 협의회’는 오는 13일 대의원 임시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임시총회의 목적은 박남춘 인천시장을 인천시체육회장으로 추대하기 위함이다.

앞서 대의원들은 박 시장을 체육회장으로 추대하기 위해 체육회 측에 총회 소집을 여러 차례 요구해왔으나 번번이 반려된 바 있다.

시 체육회는 지난 7월 4일과 12일 각각 제출된 대의원 임시총회 소집요구서에 대해 일부 대의원의 자격 미달을 이유로 반려한 뒤 7월 27일 제16회 이사회 개최를 공지했다.

이사회를 통해 임시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고, 임시총회에서 공식적으로 회장 선출 방식을 다루겠다는 것이 시 체육회의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들은 8월 3일과 20일 재차 임시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고, 이마저도 반려되자 결국 ‘인천시체육회 임시총회 개최’를 알리는 우편을 발송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체육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강인덕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은 “대의원들이 요구하는 임시총회는 소집권자인 회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총회를 소집하지 않았을 때 열 수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분명 이사회를 통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회장 선출 방식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총회를 열겠다는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강 부회장은 인천시체육회 일부 대의원들과 시 공무원들까지 박남춘 시장의 체육회장 추대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강 부회장은 “체육회 일부 대의원들은 단지 회장이 공석이라는 이유만으로 체육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것처럼 치부하며 임원총회 소집을 요구해왔다”면서 “시 공무원들 역시 체육회 이사 보선을 방해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박남춘 시장의 체육회장 추대를 위해 이른바 ‘과잉충성’을 일삼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 통합과 함께 폐지된 지자체장의 체육회장 당연직 수행 규정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낙하산 인사’와도 무관하지 않다”며 “대한체육회로부터 2020년 2월까지를 임기로 하는 회장직무대행 인준을 받은 만큼 시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던, 공식적인 회장선출기구를 통해 선출하던 규정에 의거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의원 임시총회 소집을 주도하고 있는 김종성 인천시검도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체육회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박남춘 시장의 회장 추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인천시체육회장은 5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운영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각 종목단체회장들을 이끌 수 있는 응집력 또한 필요하다”며 “아울러 대외적으로도 전국체전 등 주요 체육행사에서 타 지자체 체육회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권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회장 궐위 시 회장직무대행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업무는 바로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라며 “정족수 미달로 이사회 개최가 불투명한 시점에서 대의원 임시총회를 통한 회장 추대는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윤수진 기자 si114@incheonnewspaper.com
한성원 기자 han725@incheonnewspap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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