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의 진로ㆍ입시 상담

Q 일반고와 특목고 어느쪽 선택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인천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3학년 1학기까지만 해도 일반고에 진학할 생각이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특목고에 진학해서 경쟁하다 보면 아무래도 내신등급이 떨어져 대학진학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차라리 일반고에 입학해서 내신을 관리하다 보면 수시전형을 통해 대학진학이 조금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이과를 선택해 대학에서 경영학(호텔)을 전공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인들은 저의 실력을 보고 인천 영종의 자립형 사립고인 ‘하늘고’에 지원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저는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습니다. 2~3학년 성적을 합해보면 하늘고 입학 전형에는 응시할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하늘고 진학에 욕심이 생기고요.

하지만 전체 정원(225명) 중 인천 시내 중학생을 대상으로 20명만 뽑는 하늘고 전형이 은근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입학을 하더라도 서울서 학교에 다니고 학원서 공부한 실력 뛰어난 공항공사 직원 자녀들과 경쟁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또 주요 과목 중 성적이 들쭉날쭉한 국어와 과학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걱정이고요.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국어(97점)과 과학(97점)만 빼고 전 과목 만점을 받았습니다.

일반고와 하늘고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또 하늘고를 지원할 때 필수 제출서류인 자기개발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옳을지도 궁금합니다.

A 고교 내신 ‘수시 내신 중심전형’만 의미

질문 순서대로 답변 드리겠습니다.

 

   
 

먼저, 고등학교의 내신 문제입니다. 얼마 전 발표된 ‘2017학년도 대입제도(현 중3 해당)’를 보면, 수능은 2013학년도 이전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돌아가고, 내신도 절대평가제의 대입 반영이 2019학년도 이후로 미뤄져 현재의 상태가 당분간 유지될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준용 군이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내신은 ‘수시의 내신중심 전형’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나머지 전형에서는 내신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신중심 전형은 모집인원이 적습니다. 전국의 고등학교가 2천 개가 넘으니, 소위 전교 1등이 문·이과 1명씩 4천명이 넘는데, 상위 10개 대학의 내신중심 전형 모집 정원은 약 3천명선입니다.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로 760명 정도를 뽑으니 나머지 대학은 문이 더욱 좁겠죠.

지금까지 고교 내신반영 비율을 높이려고 교육부가 무척 애를 썼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특목고, 자사고 때문이지요. 상위권 대학은 특목고 학생들에게 지나친 불이익을 주고 싶어 하지 않거든요. 특목고에서 내신이 상위권 대학 진학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는 보통 5등급 아래일 때입니다. 일반고에서 내신으로 수시 전형을 통해 상위권 대학을 가려면 전교 최상위권을 유지해야 합니다.

물론 내신은 수능의 기초가 되기에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입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수능은 6~7개 과목에 한정되어 있고, 내신을 전 과목을 신경 써야 하기에 선택에 따라 방향은 많이 달라집니다. 내신과 수능 중 무엇을 중심으로 갈지 결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다음, 호텔경영학을 포함하여 경영학과는 문과에 있습니다. 이과를 선택해서 경영학을 전공하려면 상위권 대학은 포기해야 합니다.

세번째,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수능입니다. 수능점수를 기준으로 한 우선선발제가 없어졌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완화되지만 수능점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좋은 대학은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수능점수가 높은 특목고가 입시 성적이 좋은 것입니다.

네번째, 주변의 권유가 있고 지원 가능 성적이 되며, 자신의 성향이 아래에서 소개할 특목고나 하늘고 같은 전국 단위 자사고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면 하늘고 지원을 권유합니다. 어차피 일반고에 갈 생각이었으면 떨어져도 본전 아닌가요. 일반적으로 하늘고 입학생 중 전국 단위(20명)와 인천 단위(20명)에서 선발된 학생들이 공항종사자 자녀(100명)와 영종도 지역 출신(40명)에 비해 높기 때문에 준용 군이 입학하면 하위권으로 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입학 후 들쭉날쭉한 국어와 과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열심히 해야 한다’ 이외의 세부적인 답은 다음에 합시다.

다섯 번째, 자신의 성향에 맞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늘고는 인천과 전국에서 모인 우수한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부합니다. 때문에 경쟁적인 환경에서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 공동생활이 부담스러운 성격이라면 낭패를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기주도성이 강하고 자기 관리가 강한 학생이 유리합니다.

마지막, 자기개발계획서 작성법은 전형 일정상 조금 시간이 있으니 다음에 자세히 합시다. 대입 수시와 특목·자사고 입시에서 1년에 100명 이상 첨삭 지도를 한 경험으로 아주 실전적으로 알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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