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F 즉 UN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은 환경분야의 세계은행이라고 불리고 있다.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세계 첫 기후변화 특화기금이다. 2010년 11월 멕시코 칸쿤에서 선진국들이 개도국 기후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씩 8000억달러(약 904조원)의 장기 재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 규모는 그 이름도 막강하고 무섭기까지 한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한다.

설립 초기에는 500여명의 인원이 근무하지만, 장기적으로는 8000여명 이상의 국제기구 직원이 근무할 것이 예상되고, 산하기구나 관련 단체의 상주 등 부가적 효과도 있다. 거기에 관련 국제회의가 연간 120여회 이상 열리고 그 때마다 수많은 외국인이 방문할 것이다. 또 세계 각국에서 기금 확보를 위해 자진해서 GCF를 찾아올 것이므로 그로 인한 경제 및 외교적 성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평가를 종합하면 GCF 사무국 유치는 단기간 행사인 평창 동계올림픽보다 100배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천시는 시와 시민의 명운을 걸고 유치를 추진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천으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

이런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천시는 지난 4월에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환경부, 녹색위 등 관계부처와 함께 유치신청서를 제출하였고, GCF 유치를 위해 동문서주 뛰고 있다. 또한 8월에는 조명우 행정부시장 등 유치단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이사회에 참석해서 설명회를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이제 GCF 사무국 유치의 분수령이 될 ‘GCF 제2차 이사회’가 10월 18일부터 열린다. 한달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인천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서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동안 인천시는 각계 전문가 등 123명으로 지원위원회를 구성했고, 국회나 시의회, 정부 각료 등 모두가 나서고 있다. 그 뿐이 아니라 송영길시장이 선두지휘를 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 반기문 UN사무총장도 나서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가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유치전에 필요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천시는 시민에게 알려야 할 것과 협조를 구할 것을 구분해서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평창 유치 때 피겨스타 김연아가 홍보를 하고, 세계를 감동시킨 나승연씨의 프레젠테이션이 큰 효과를 본 것도 참고할 일이다. 당시 외교력 등 모든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였듯이 정계, 재계, 외교계 등 기관과 인사가 모두 나서 마지막 힘을 쏟아야 한다. 이대통령은 평창 유치 때보다도 더 강한 외교력을 펼쳐야 하며, 외국 순방은 어려워도 전화외교를 해야 하고 10월 이사회에도 꼭 와야 한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나설 수 있으면 더 적극 나서도록 해야 한다.

특히 8표나 갖고 있는 유럽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국제기구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방세계 전유물이 아니다. 대한민국 같은 동양에서도 유치해야 국제기구의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동서양 상생과 개도국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을 잘 알려야 한다. 인천시민들은 인간띠를 만들어 이사진에게 호소해 볼 수도 있고, 인천시는 자진참여가 가능한 방법을 지원할 필요도 있다. 즉 범국가적 협조와 더불어 인천시민의 열망으로 이사회 멤버들을 감동시켜야 한다고 본다.

인천시는 이사회가 열릴 I-타워 주변 경관 및 환경정비를 한다고 한다. 필요하다면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 초대해서, 아름다운 골프장과 거기서 보는 I-타워 전망도 또 다른 감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수공원 유람선 종착부두 주변이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고, 진입도로 포장이나 안내판도 미완인 상태가 걱정된다. 어디 하나라도 미비된 것이 없는지 치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인천의 명운을 가름할 중요한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도록 온 시민이 힘을 합쳐보자.

전찬기  인천대학교 교수·대학건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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