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인천 앞바다 등 서해의 해양생태계와 생물보존을 위한 서해 인접 국가들의 네트워크 확보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를 위해 ‘서해보존네트워크’ 설립과 함께 ‘지중해보존네트워크’와의 연계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해양과학네트워크 제종길 박사는 “남획과 개발, 외래종 범람, 기후변화 등으로 서해의 해양생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1987년 이후 30% 이상의 갯벌이 사라졌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접 국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4년마다 개회하는 환경회의로 180여 나라 정부기관과 환경전문가, 환경운동가 등이 참가하는 환경올림픽이다.

서해지역의 갯벌은 매년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도요·물떼새 등의 중간기착지로서 중요한 지역이다. 인천 송도에 자리잡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EAAFP) 스파이크 밀링턴 사무국장도 지난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해지역 갯벌 관련 브리핑에서 서해의 갯벌이 사라지면 이동성 물새도 멸종된다고 밝혔다. 모든 철새는 각기 다른 이동경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해 갯벌이 사라진다면 갯벌에 의존하던 철새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멸종한다는 것이다. 미국 어류야생동물 관리국도 서해 갯벌의 손실로 인해 알래스카를 찾는 이동성 물새 개체가 감소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과거에는 인류의 발전을 위해 환경이 무시되고 파괴되면서 수많은 동식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멸종됐다. 하지만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드디어 인류는 자연을 파괴한다는 것은 즉 인류의 서식지를 조금씩 파괴하는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인류에게 환경이란 더 이상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식되는 골칫거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려돼야 할 대상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우리나라 서해는 현재 세계 7대 해양오염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산업화 현장의 확대와 여가활동의 증가로 인해 각종 오염물질 배출이 해양 자체의 정화능력을 넘어서는 상태에 이르렀다. 서해보존네트워크 설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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