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운전기사 선교회

장대비가 쏟아지던 4일 낮 서구의 한 LPG충전소.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은 기독교 신자 개인택시 기사들로 구성된 인천운전시가 선교회가 진상철(60.인천직장선교연합회 지도 목사)의 주도로 예베를 드리고 봉사활동 이야기는 나누는 시간이다.

회원은 97명이지만 모이는 인원은 절반 정도. 이 날도 어김없이 일을 잠깐 접고 30여명이 모였다.

모임은 종교적 소명을 실천하자는 의미에서 1986년부터 시작됐다. 자신의 차량을 동원해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들이를 나가고 자신들의 주머니를 추렴해 쌀을 사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는 일부터 나섰다.

시간을 달리는 그들은 시각장애인 시력 회복 수술 지원, 장애인 휠체어 지원, 복지시설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곳도 지나치지 않았다. 어려운 일도 힘들 때도 많았다.

“홀몸노인이나 시설 노인. 장애인들과 목욕탕을 다녔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총무를 맡고 있는 이강태(56)씨는 처음에는 이들을 목욕탕으로 모시면 주인도 ‘좋은 일’한다고 격려를 해주었다고 했다.

“근데 목욕을 자주 안하시는 분들이라 냄새도 심하고, 장애인분들은 보기 흉한 가봐요. 손님들이 싫어하니까 나중에는 주인이 꺼려하더라구요.” 하는 수 없이 시설에 순간온수기를 설치해주는 것으로 대체하고 지금은 복지관으로 목욕봉사를 나가고 있다.

신장장애인들의 투석진료를 돕기위해 일주일에 세 번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 홀몸노인들의 찾아가 말벗을 해드리고 우편 정리들을 돕는 일, 사랑의 죽을 배달 등을 가장 기쁜 일로 꼽았다.

모든 활동들이 영업을 멈추고 제시간에 맞춰 이송하는 일이라 쉽지는 않지만 함께 할 수 있음에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가장 반겨 주셔요. 어머니 같죠. 돌아 갈 때면 어서 가라고 손짓하면서 배웅을 하세요.” 마치 고향의 어머니 같은 눈길에 푸근함을 느끼고 마음도 살뜰해 지기도 한다.

이강태씨는 자신이 모시는 할머니가 폐지 줍는 일을 하시기 때문에 할머니를 뵈러 가는 날이면 자신이 사는 아파트단지에서 모아논 폐지를 들고 가기도 한다.

“따끈따끈할 때 드셔야 하잖아요. 몸이 편찮으신 분들이라 들여다 보면 마음이 아플 때도 많아요. 혼자 계시는 분들이라 외로움도 많이 타시고….” 사랑의 죽 배달을 가는 이병선(56)씨는 시간이 늦으면 어르신들이 끼니를 놓치기 때문에 때로는 과속을 하기도 한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전병조(60)회장은 노숙자에 대한 쓴 기억도 털어놨다.

“깨끗한 옷과 목욕.이발을 도왔죠. 처음에는 참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나중에는 싫다고 하더라구요.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도 주지를 않는데요. 그래서 포기하게 됐죠.”

이들은 요즘 한 달에 두 번 무료택시 10대를 운영한다. 택시를 타는 손님들에게 나눔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가 위해서다. 하루 기름 값은 5만원대. 한달 100만원이 든다. 택시기사들의 수입이 뻔하기에 일을 벌이면 벌일수록 주머니에서 꺼내는 돈이 많아지고 영업을 멈춰야 하지만 자신들의 소명이기에 멈추지 않을 작정이다.

이들은 이번 수상을 칭찬의 의미보다 더 잘하라는 격려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인천을 위해서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정부에 2014 아시안게임 지원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해 서명을 나서기도 했고, 아시안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차량에 홍보스티커를 부착했다.

2014년에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최빈국 손님들을 모실 작정이다.

입국장에서 손님은 맞는 것부터 대회장 이동, 경기 관람, 인천 나들이. 출국장 환송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 회장은 넓게 보면 그간 펼쳤던 활동과 앞으로의 활동도 인천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봉사활동을 매번 일지로 남긴다. 상황을 꼼꼼하게 체크하면 활동에 완성을 더하기 위해서다.

 

“맞춤형 기구 장애인 생활·이동 쉽게  꾸준한 연구로 완벽 가깝게 만들 것”

 

 

장애인들은 장애유형은 같을 지라도 장애 부위 정도와 특성을 저마다 다르다. 키와 척추의 길이나, 앉은 키, 척추 기울기 정도 엉덩이의 크기 등에 따라 자세유지 기구와 이동 휠체어를 맞춤 제작하는 곳이 있다. 노틀담복지관 테크니컬에이드 센터다.

작업장 겸 연구실인 비좁은 공간에서는 목재를 깍아 팔 거치대 등의 기본뼈대를 만들고 신체부위별 지지유지 기구를 성형하고 색색의 천으로 외형을 입히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허두행(37)센터장은 보조공학 전문가다.

“평소 새로운 것을 좋아해요. 장애와 디자인을 접목한 분야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죠.”

처음에는 도전정신으로 시작했지만 장애아동들이 일상생활과 이동을 더 편안하고 수월하게 하는 보조기구를 개발하는 일은 만족감을 너머 책임감이나 의무감으로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자세유지·이동기구 개발은 장애아동들을 위한 일기기도 하지만 장애아동을 보살피는 부모들 또한 자유롭고 편안하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규격화된 일반 휠체어는 불편하죠. 엉덩이 균형이 다르기 사람은 학교에 가도 한 두 시간 앉아 있기가 힘들고, 마비증상이 심한 중증 장애인 경우에는 외출도 힘들어요. 하루의 대부분을 집에 누워있어야 하는 장애가 있는 아동이라면 부모님들도 고통스러워요. 부모님이 24시간 보살펴야 하거든요.”

허씨는 국내에서 비영리 최초로 자세유지·이동기구 개발해 제작을 시스템화 했다. 모든 신체 부위가 편안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기구다.

기존의 특수기구를 변형 개발해 신체를 정확히 진단해 제형의 틀을 뜨고 거기에 맞게 목 가슴 허리 등 각 부위의 특성에 맞춰 부분별로 유지기구를 만들어 완성체로 조합한다.

석고 제형 틀 작업이 3D영상 개발 도입했지만 나머지 전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하기때문에 하루가 꼬박 걸려도 완성품은 한 개다.

2004년 이후 센터가 제작한 기구를 사용하고 있는 1천50여명의 장애아동들은 일상이 변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기구에 앉혀 놓고 눈높이 대화를 하거나 설거지나 청소를 할 수 있게 됐고 간단한 외출도 가능해 졌다. TV 시청과 컴퓨터도 가능하게 됐다.

학교를 다니는 아동들도 서너 시간 이상 수업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이동휠체어에 만족하고 있다.

허씨의 인체 공학적 설계를 접목한 기구 개발은 지금도 진화를 위해 노력중이다. 인하대 재활의학과와 연계해 꾸준히 완성을 더하고 또 다른 지역에도 기술을 나누기 위해 연수 등의 교류를 꾸준히 하고 있다.

고되고 힘든 작업이지만 다행히 지자체 지원으로 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크다.

시중에서 200만원을 줘야 구입할 수 있지만 인천시 지원사업이라 센터는 8~10만원 대로 제공하고 있다.

허 소장의 바람은 단 두 가지다. 좀 더 넓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과 부지런히 연구해서 더 완벽에 가까는 기구들을 개발해 더 많은 장애아동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매일 야근을 하는 남편에게 ‘작업실에서 살아라’는 잔소리를 하는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9달 된 딸에게는 ‘돈을 잘 벌지는 못해도 나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최소한 역할을 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아빠가 되는 것이다.

“이동휠체어에 옮겨앉고 난 후 꼬마가 빙긋이 웃을때, 기구를 사용하면서 손이 한 결 수월하다며 기뻐하는 부모님들을 뵈면 마음이 환해져요.”

 

 

 “12년의 복지사일 천직으로 생각 위탁부모의 입양 모습 가슴 뭉클”

 

“친부모 역할을 대신할 위탁가정을 아동들을 연계하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12년차 복지사 하윤선(35) 팀장은 복지사 일을 택하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며 복지사는 자신이 천직이라고 말했다,

재단이 전국 발령을 내는 곳이지만 하 팀장은 인천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다.

떠날 때가 됐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은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이번 상은 그런 마음을 도닥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팀장은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우선 든다고 한다.

부모들이 수감이나 알코올 중독, 사별, 이혼 등 친부모들의 사정으로 남겨졌기 때문이다.

“상실감과 불안을 안고 있는 아동들에게 안정을 찾아주려면 가정을 찾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이런 아동들을 일단 친인척에게 위탁양육 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위탁가정에 연결된다. 위탁부모들을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상담을 통해 이를 조절하는 것도 하 팀장의 업무다.

이러한 과정은 감동도 있고 때로는 아쉬움도 안타까움도 있다.

위탁 부모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냥 흐뭇하고 감사하지만, 가끔 친인척에게 맡겨진 아동들은 ‘친부모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대신 받아야 하는 학대 피해의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세간에 이런 일들이 부풀려져 알져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 것은 위탁가정이나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위탁부모가 맡겨진 자녀를 자신의 가정으로 입양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제 마음이 뭉클해요. 사실 친자녀와의 관계나 경제적 형편들을 생각하면 쉽지 않거든요. 가장 아름다운 감동이기도 하죠.”

“십 수년 간을 친자식처럼 키웠건만 친부모가 나타나면 망설임 없이 떠난 위탁자녀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가슴이 아프기도 해요.”

하 팀장은 위탁부모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위탁아동들의 사정에 맞춰 가정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가 위탁가정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한의 비용 지원이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깍아 내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 팀장은 5살 자녀를 전남 광주의 친정에 맡긴 우스겟소리로 말하자면 ‘주말 엄마’다. 때로는 ‘내 아이 복지는 돌보지 않고 다른 아이 복지를 챙긴다’는 농담 반 진담 반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아이가 그런 엄마를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다른 아동들을 함께 있기 때문에 함께 보내지 못하는 어린이 날과 크리스마스는 엄마로서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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