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종말처리장이나 분뇨처리장도 이젠 시민들이 놀러와 즐기는 장소로 다시 태어날 때입니다.” 인천시환경시설공단 박정남(58) 초대 이사장이 밝히는 인천의 환경기초시설 운영에 대한 대강의 줄거리다.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을 두번씩이나 거쳐간 박 이사장은 환경기초시설의 운영행태를 꿰뚫고 있다. 그가 이사장으로 발탁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는 평이다.

그는 점검에서 적발을 피하려는 식의 반짝 운영은 과감히 털어 버리겠다는 심사다. 박 이사장이 챙기고 있는 것이 하수처리장의 처리수 설계기준 혹은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과 실제처리 수준 사이의 차이다.

가좌하수처리장의 경우 부유물질과 생물학적산소요구량의 협의기준이 ℓ당 10㎎이하다. 하지만 협의기준을 초과한 ℓ당 각각 16㎎과 18㎎으로 처리하고 있어 환경부에 초과부담금을 물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적인 문제도 꼼꼼히 챙길 작정이다. 승기하수처리장의 경우 하수유입량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낮 11~2시대다. 밤에는 9~12시까지 3시간동안이다. 이 시간대에 하수 유입량이 갑자기 늘다보니 미처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박 이사장은 당장 지시를 내렸다. 늘어난 하수를 임시로 저장할 수 있는 저류시설을 만들어 저장했다가 24시간 내내 일정하게 하수를 유입해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이었다.

공단의 브레인인 환경연구개발팀도 안에 갇혀서 일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기술력이 있는 민간기업과 협정을 맺어 노하우를 과감히 이어받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팀은 박사급 인력을 외부에서 모셔오기로 했다. 이를 통한 기술력 축적으로 남동공단 등 폐수처리업체를 관리하고, 기술력을 이전시키는 방안도 생각중이다.

“환경기초시설은 시민들이 자주 찾아야 환경도 개선되는 겁니다.”

박 이사장은 공단사무실로 쓰는 승기하수처리장을 공원화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도록 승기처리장을 꾸밀 생각이다.

우선 땅 바닥에 설치된 침전조 위에 철구조물로 뚜껑을 씌우고, 이 곳에 녹지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곳에는 골프 연습장 등을 만들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을 강구중이다.

시민들이 원하면 승기처리장의 축구전용 연습장도 개방할 요량이다. 환경기초시설이 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시민들에게 베풀겠다는게 그의 소신이다.

하수처리장의 처리수도 재활용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처리한 뒤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수도를 이용하는 인근 기업들이 공업용수로 값이 싼 처리수를 원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얼마든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새롭게 태어날 환경기초시설을 기대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십쇼.” 박 이사장이 자신있게 말했다.박정환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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