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극전사들도 투표하고 독일로 갑니다”
25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본부석 오른쪽 골대 뒤편에 마련된 마포구 제2부재자 투표소. 태극전사 23명과 코칭스태프 12명 등 한국 축구대표 선수단 35명이 ‘태극전사가 투표했다.
나도 투표해야 겠다’라는 슬로건이 담긴 대형 플래카드 아래서 귀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아드보카트호가 27일 1차 베이스캠프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향해 장도에 오르기 때문에 5·31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대표팀 선수단이 부재자 투표를 하기로 한 것이다.

때마침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견학 나온 유치원생 100여 명은 태극전사들을 보고 신기한 듯 ‘대~한민국’을 외쳤고 일부 축구 팬들은 관중석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김현철 대표팀 주치의 투표를 시작으로 선수 23명과 선관위 홍보대사 홍명보 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경기장에 마련된 기표소 두 곳에서 줄을 지어 차분하게 투표를했다.

특히 박주영(FC서울), 백지훈(FC서울), 김진규(이와타) 등 1985년생 동갑내기 신예들은 올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한 때문인지 긴장된 표정이었다.

서울시장 투표에 참여한 박주영은 투표 직후 “처음 투표를 하고 나니까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좋은 사람들이 선발돼 국민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해 봤다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수원시장으로 누굴 뽑았느냐’라는 질문에 “얘기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넨 뒤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뽑혀서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밖에 대표팀 주장 이운재(수원)와 최고참인 최진철(전북)도 “우리들도 투표하는 만큼 시민들도 지방선거에 적극 투표해 참여해 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20여 분 동안 진행된 투표를 마치고 단체 사진촬영을 한뒤 다시 숙소로 향했다.

중앙선관위 김대년 홍보과장은 “4년 전 월드컵 때에는 착오로 인해 대표팀 선수들이 투표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대한축구협회와 협의를 거쳐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이곳에서 부재자투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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