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 도로개설로 다니기도 불편하지만 널 부러져 있는 자재들도 짜증나게 만드네요.”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추진하는 도로건설 사업이 준공예정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시민불편은 물론 시민과 기관 사이의 갈등까지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03년 8월25일 착공한 남구 학익동 능해로~학익지구 도로개설공사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수년째 이어진 사업에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 지난해 8월 완공예정이었지만 결국 10개월 정도 늦어진 올 6월말은 돼야 마무리가 될 판이다.

그동안 방음벽이 갖춰지지 않은 채 콘크리트 파일을 박아 소음과 분진이 발생, 이웃 장미아파트 주민들은 끊임없이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결국 시공업체에 ‘주의’만 내려진 채 별다른 해결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또 대형화물차량들의 잦은 통행에다 인주중학교 앞길은 인도와 공사장 진입로가 구분이 안 돼 보행자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주부 이모(64·남구 학익동)씨는 “모두 잘살아보자고 하는 공사인건 알겠지만 완공날짜만 기다리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주민들의 처지를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마찰까지 우려됐던 서구 매립지 내부도로 폐쇄도 사실은 2년이나 늦어진 검단우회도로 공사에서 비롯됐다.

매립지 내부도로 폐쇄를 대신할 검단산업단지~오류농장 도로개설공사는 2005년 12월 착공 지난해 마무리 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됐다.

우회도로 건설을 이유로 2년 동안 내부도로 폐쇄를 유예했던 매립지관리공사는 주민들의 반발만 산 채 종합건설본부의 일정에 맞춰 2008년 1월에 폐쇄키로 했다.

2003년 1월 착공해 2005년 7월 준공을 계획했던 검단산업단지~검단우회도로 개설공사도 올 2월 완공에서 부랴부랴 12월로 재 연장됐다.

올 4월 완공하겠다던 남구 관교동 쌍용아파트~신기파출소 도로개설공사는 언제 완공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180m 길이의 1차선 도로와 인도 공사가 남아있지만 철거에 차질을 빚고 있어 빈 상가들만 줄지어 서 있다.

도로공사가 지연되다보니 개통 후에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통된 남구 제일시장~수봉공원 도로개설공사도 준공예정일보다 3개월 늦어졌다.

수봉공원이라는 방향 표지판은 설치해 놨지만 목적지까지 가려면 막다른 길을 피해 좁은 도로를 힘겹게 통과해야 한다.

주부 권모(41·남구 도화1동)씨는 “신설 도로를 내는 공사라 기대했건만 결국 입구 쪽 만 넓혀놓는 공사였다”며 “도로여건이 별반 달라진 게 없어 주민들은 뚫린 도로를 주차장으로 이용한다”고 푸념했다.

10개월이나 늦어진 채 이달 17일 개통한 송림4동 재개발지역진입도로도 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공사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고 보니 그동안 감수해야 했던 불편이 쉽게 잊혀지지 않고 있다.

이모(64·동구 송림동)씨는 “넓은 도로가 뚫려서 좋긴 한데 공사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다니기 불편했다”며 “왜 많은 돈과 노력을 들이고도 욕을 먹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종합건설본부는 “도로공사 지형에 따른 침수와 동절기 공사 중지, 보상문제, 개발사업 등 예상치 못한 사안들이 속속 발생돼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주민불편 최소화를 위해 공사기간 단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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