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때우는 봉사가 아닌 가족과 함께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느껴요.”

12일 인천 부평구 협성양로원에선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방학 때만 되면 어디서 봉사활동을 할까 고민하던 딸 임재희(16·부평여고1)양을 위해 주부 이미정(44)씨가 인천시여성복지관에 딸과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신청한 것이다.

시 여성복지관 여성자원활동센터(관장·김경희)는 학교에서 연간 20시간을 채워야하는 중·고 학생들에게 어머니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자녀와 함께하는 자원봉사’를 실시, 내실을 기하고 있다.

신청가족을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연결해줘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일부시설에서는 보호자와 함께 찾아오는 학생들을 오히려 선호하고 있는 실정.

시간만 채우려 찾아오는 학생들보다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찾기 위해 가족 모두가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청가족은 첫째 날 전문상담사의 봉사 기초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후 둘째, 셋째 날에는 현장에 나가 3시간씩 모두 8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이씨와 임양이 맡은 일은 주방기기 청소와 설거지, 부식 창고 정리 등이었다. 임양은 처음해보는 설거지가 서툴러 많이 힘들어했지만 이씨가 옆에서 함께 일을 거들며 딸의 든든한 지원자가 돼 줬다.

이씨도 이번 활동을 하면서 봉사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여겨왔지만 이렇게 쉽게 참여할 수 있을지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이의 공부도 중요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아 너무나 기쁘다”며 “딸과 함께 봉사의 의미를 깨닫고, 남을 위한 배려를 실천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임양도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데 뜻 깊은 봉사활동이 됐다”며 “체험하지 못했던 활동으로 살아있는 교육을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며 뿌듯해 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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