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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사고, 국내 발병률 영향 없어 … 평소 경계해야방사성 요오드와 갑상선암

   

이영돈

가천의대길병원 외과 교수

여성 암 중 가장 흔해 … 성질 온순 ‘생존율 1위’

내시경·로봇팔 수술 등 치료법 다양 … 경과 좋아

암 크기보다 환자 상황 종합 판단 후 수술 결정

지난해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다량 함유된 해조류가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암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정상 요오드를 다량 섭취해 암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일본에 거주하는 여성 일부의 모유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갑상선암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부쩍 높아졌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과장인지 시민들은 혼란을 겪는 듯 하다. 갑상선암은 여성 발병률이 1위인 암이지만 아직까지 암의 원인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질환이다. 마땅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으므로 방사선 요오드와 갑상선암의 관계와, 치료 등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오드를 좋아하는 갑상선


입이나 호흡기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 방사성 요오드는 정상 요오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갑상선에 선택적으로 흡수된다. 많은 양의 방사성 요오드는 갑상선에 흡수돼 베타 방사선을 내뿜게 되고, 이것이 유전자에 영향을 주어 암을 일으킬 수 있다. 방사성 요오드 131과 갑상선 암의 발생관계가 잘 나타난 사건이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건이다. 그 당시 주 된 피해환자는 3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이었다. 즉 핵발전소 가까이에 사는 어린이들이 주 희생자인 것이다. 그리고 방사성요오드 131의 반감기는 7~8일로서 짧고, 20일이 지나면 약 100만분의 1로 방사능 양이 줄어든다. 더군다나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것은 방사성요오드 131이외에 반감기가 더욱 짧은 방사성요오드들이 더많은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에 유입된 요오드131의 량은 극히 미량인데다, 반감기가 짧아, 방사성요오드를 내뿜는 핵발전소와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는 거의 방사성요오드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방사성요오드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정상 요오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예방이나 치료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요오드를 섭취해야 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즉 통상 우리 몸에 필요한 요오드는 약 0.1~0.15mg이지만, 방사성요오드에 의한 갑상선암 예방을 위해 필요한 요오드 양은 성인 하루 130mg, 청소년은 65mg, 3세 이하 유아는 32mg 가량이다. 성인이 이 양을 섭취하려면 미역을 1200g, 김을 3500g 이상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방사성요오드는 성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나, 3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은 방사성요오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주의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발병률 1위, 생존율도 1위


일본 방사능 유출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국내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봐야하지만 그렇다고 갑상선암에 대한 경계를 풀어서는 안된다. 


갑상선암은 한국에서 여성 암 중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질환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여성 암환자의 26.4%가 갑상선암이었다. 외국에서도 갑상선암 발생률이 증가하지만 한국의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 왜 갑상선암 발병이 증가하는지 명확하지 않은데, 아마도 건강검진을 이전보다 더 자주받고, 검진에 목 초음파 검사가 포함돼 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갑상선 혹에 대한 검사가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인 것은 한국인에게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유두상암이라는 사실이다. 유두상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치료가 잘 되고 병이 나은 뒤의 경과도 아주 좋다. 그래서 한국 갑상선 암의 생존율은 외국보다 높아서 2008년 기준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99.3%로 보고되고 있다.


갑상선암의 종류로는 유두상암 외에 여포(소포)암, 허슬세포암, 수질암, 림프암 및 역형성암 등이 있다. 갑상선을 이루고 있는 세포 대부분은 여포세포로서 이 세포들에서 발생하는 암이 바로 유두상암과 여포암이다. 이들 암은 대부분 분화도(암으로 변한 세포가 암이 발생하기 전의 원래 정상세포를 많이 닮은 상태)가 좋다. 암의 성질이 온순해 치료가 잘 되고 병이 나은 뒤의 경과가 좋은 것이 특징이다.


갑상선암 수술은 다른 암과 달리 수술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이견들이 많다. 이견이 많은 것은 어떠한 방법으로 수술해도 경과가 좋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내시경수술을 포함하여 로봇 팔을 이용한 수술을 하기도 한다. 내시경 수술은 목의 전면부를 절개해 하는 기존 수술 방법과는 달리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한정된다. 수술 이후 남은 갑상선 조직이나 전이된 갑상선 암조직 등은 방사성요오드를 투여해 없애기도 한다.

 


▲크기가 작아도 종양은 종양


결절 크기가 0.5cm 이하인 미세암은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보가 인터넷을 떠도는데 암의 크기로만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는 없다.


미국이나 유럽은 1cm 이하라도 암 진단이 내려지면 수술을 권유한다. 일본에서는 1cm 이하 미세 갑상선암은 수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일본의 3대 갑상선 클리닉 중 노구치 갑상선클리닉과 이토병원은 수술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구마병원은 변화가 있거나 환자가 원하면 수술한다는 입장이다. 연구에 따르면 0.5cm 이하의 경우도 갑상선 피막 침범이나 목의 림프절 전이율 및 재발율은 0.5cm 이상의 암과 큰 차이가 없다.


국내에서는 0.5cm 이하 결절은 원칙적으로 세침 흡인 세포검사를 하지 않고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추적 검사를 한다. 결절의 위치, 가족력, 과거 목 부위 방사선 노출 병력 등을 고려해 세침 흡인 세포검사를 실시하고, 이 검사에서 0.5cm 이하의 갑상선암이 확인된 경우 관찰을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암조직이 갑상선 피막을 뚫고 주위 조직을 침범하거나 기도, 식도에 붙어있는 경우, 목소리를 내는 신경에 가까이 있는 경우 등 여러 경우에는 서둘러 수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종합하면 갑상선암 수술 여부는 단지 암 크기보다 환자 상황을 종합해서 결정한다.

인천신문  i-today@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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