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경인교육대학교 인천캠퍼스가 2014년부터 교육대학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리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인천시의회는 ‘경인교육대학교 기능이전 반대 결의안’을 상정하고, 경인교대가 1학년생 600명만 인천캠퍼스에 남기고 1800여명의 학생들을 경기캠퍼스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대학의 경기도 이전이라고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문제의 출발은 경기도의회가 경기도 소유의 경인교대 안양캠퍼스 부지와 국가 소유의 서울대학교 농생대 부지를 맞바꾸는 내용의 ‘2012년 제3차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가결하면서 시작되었다. 국립대학인 경인교대의 경기캠퍼스부지가 도소유다 보니 전체 캠퍼스부지 중 절반만 사용하는 캠퍼스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부지 교환이 성사됨에 따라 앞으로 나머지 부지에 기숙사 등 학생복지 및 강의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되어 그 저의가 무엇인가 하는 의혹이 시작되었다. 이에 대하여 계양구내 시의원전원이 반발하는 성명을 내자 경인교대는 지난 8일 ‘경인교대 발전전략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경인교대는 2014년까지 인천캠퍼스를 글로벌 교사 양성과 연수 중심의 글로벌 캠퍼스로, 안양캠퍼스는 국내 교사 양성과 연수 중심의 캠퍼스로 만들겠다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설명하면서 인천캠퍼스에는 1학년만 남기고 나머지 2~4학년은 안양캠퍼스로 보내며 인천캠퍼스는 외국학생을 유치해 글로벌 캠퍼스로 만들겠다고 했다. 시의원들이 사실상 인천캠퍼스를 버리고 안양캠퍼스로 이전하려는 것 아니냐, 글로벌화전략은 인천캠퍼스의 교육대학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경인교대 측은 학부 입학정원이 지난 2006년 970명에서 올해 598명으로 약 38% 감소했고 교사임용 합격률도 95.2%에서 54%로 떨어지는 등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어 쌍둥이 캠퍼스 체제의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하며 인천의 특성상 글로벌 대학으로 특성화해야 인천과 안양 두 캠퍼스 모두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에 사과는 했지만 정동권 경인교대 총장이 경기도의회 상임위에서 “경기도의 국립대학으로 경인교대가 발전해가면 경기도의 자랑”이라고 발언하여 의혹을 증폭시켰다.

한편 경인교대는 지난해 서울대 사범대학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서울대 사범대의 중·고등 교육과정과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경인교대를 합병하여 초·중·고등 교육,연구의 중심센터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과 함께 경인교대 인천캠퍼스는 글로벌교사 양성 캠퍼스로 만들고, 안양캠퍼스에는 교사들을 위한 기숙형 연수원을 지어 교육종합센터로 키워나가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원칙적으로 두 대학의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어서 양대학의 합병안은 현재진행형이고, 경인교대 발전전략도 합병안의 일환으로 보인다.

경인교대의 모체는 1946년에 설립된 경기도립 개성사범학교다. 6.25 동란으로 개성 수복이 불가능해지자 1952.에 교명과 위치를 변경해서 국립 인천사범학교가 설립되었고, 1953.12. 인천시에서 숭의동에 있는 교지 7,280평을 기증받아 그 터전을 마련하였다. 경인교육대학교로 교명이 변경되고, 2005,3, 안양시에 경기캠퍼스를 개교하지만, ‘국립학교설치령’에도 경인교대의 소재지를 인천시로 하고 교육시설 일부를 경기도에 둘 수 있도록 규정하여 그 모체가 인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문제는 당사자인 인천시민들은 논의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시의 기부재산으로 시작되었던 경인교대가 주도권이 경기도로 넘어가면서 인천캠퍼스는 대상도 모호하고 필요성도 불분명한 글로벌캠퍼스로 전락하여 폐교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초등학교에 글로벌 교사가 필요한지 또 어느정도 필요한지 의문스럽고 안양캠퍼스에서 교육받은 초등교원들이 인천에 애정을 갖을지도 의문이다. 또한 서울대 사범대와 통합된다면, 주도권이 서울로 넘어가면서 인천과의 심리적 교육적 거리는 더욱 멀어질 것이다.

초·중등교원은 지역과의 결합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있어야 하고 그 지역에서 살아야 그 지역의 아이들을 건강하고 애정있게 교육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천캠퍼스의 교원양성기능은 폐지되어서는 아니된다. 필요하다면 경인교대와 분리한 후, 국립인천대와 통합하는 방안이 지역초등교원양성을 위하여서는 더 적절한 방안일 것이다. 인천은 수도권같지 않은 수도권이라는 이유에서 많은 것을 빼앗기기도 했다. 이제 초등교원양성의 권리마져 빼앗긴다면, 이는 아마 미래를 빼앗기는 것이리라.

최원식  국회의원 (민주통합당·인천 계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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