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방정부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매번 관광성 연수로 비쳐 언론과 NGO단체로부터 지탄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회 또한 출발 전에는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일부 언론이 있었다. 그래서 금번 우리의회의 해외연수는 의회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계획단계부터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첫째 날 방문단은 스트라스필드 시의회를 방문하여 현직 시의회 의원인 한국계 권기범 의원으로부터 호주의 전반적인 시정현황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주민 의견수렴 과정, 주요 추진정책 및 예산집행에 대해 청취 후 상호 관심사에 대해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토론과정에서 부러웠던 점은 스트라스필드의 인구가 3만7천명에 불과하지만 재정자립도는 90%이상이었고 인구는 많지 않았지만 부채가 없는 지방정부로 지역주민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지방정부가 자립할 수 있도록 빈약한 지방세원의 확충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5:5까지 상향해서 자치단체의 재정건전성 확보로 재정고권을 확립하는 것이 지역주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산집행 내역 중 특이한 점은 스트라스필드 시정부가 환경보호 차원에서 가로수 관리를 위해 투입하는 예산이 연 40억원 정도가 되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는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1위 국가이며, 기후변화의 1차 주범인 세계 최대의 석탄 수출국이면서도 교토의정서에 사인하지 않은 몇 나라에 속한 것을 보면 조금은 아이러니한 생각도 들었다.

둘째 날 Sydney시정부 방문에서는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우리 방문단을 너무도 귀하게 대접해 주어 매우 인상 깊었다. 대접받은 것은 커피와 빵이었지만 대접 받고 있다는 따뜻함이 전해져 더욱 고마움이 컸던 것 같았다. 철저하게 준비한 시정부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Sydney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Sustainable Sydney Vision2030(지속가능 시드니 비전2030)에 대해 브리핑을 듣고 질의 응답을 시간을 가졌다. 우리의 중장기 발전계획과 유사했는데 10개의 분야별로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하여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으며 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서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여 계획에 반영하고 있었다. 일본의 세타가야구가 주민이 중심이 되는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통해 지역사업에 지역주민을 적극 참여시켜 수천건의 아이디어를 행정에 반영했으며 사소한 공장굴뚝 하나도 공모하여 지역주민의 아이디어를 반영했던 것처럼 호주 정부 또한 사업시행 전에 지역주민과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또한 토론회를 하면서 전문가. 지역주민은 물론 지역의 어린 학생까지 토론회장 중심에 세워 토론회를 거쳤다는 모든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충분한 의견수렴과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 시간상 조금 더 지체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과의 마찰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고 관계자는 힘주어 설명했다. 또한, 가장 중심지에 있는 대지는 주민을 위한 공동의 공간으로 개발한다는 시정부의 신념에서 주민이 주인이라는 시정부의 자치의식을 볼 수 있었다.

셋째 날 블루마운틴 시의회를 방문했을 때 시장과 사무처장이 우리 방문단을 직접 맞이해 주었다. 블루마운틴 시정부는 경남 고성군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었는데 두 지방정부의 공통점은 두지역이 모두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블루마운틴 시의회가 유독 노력하고 있다고 느끼게 한 것은 주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주민이 많이 구독하는 신문을 통해 지역의 중요한 일들을 홍보하고 있었으며 우리의 구정질문과 같은 형식의 주민이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이 직접 질문하는 제도를 통해 의회가 주민의 답답함을 해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금번 Sydney시정부와 시의회의 방문을 통해 우리의 지방정부와 차이점을 비교해 보고 정착된 선진의회제도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를 갖게 되어 매우 뜻 깊었다.

호주의 지방자치제도를 보면서 우리 지방자치가 보완했으면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앙에서 지방정부로의 권한이양이 필요하다는 것과 재정자주권을 위한 재원의 균형과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방의 특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함께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관계 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영복  인천시 동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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