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는 뉴스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 얘기로는 타지인들이 인천을 걱정해주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아직도 전임 집행부를 탓하는 것은 낡은 녹음기를 트는 것과 같다. 이제는 인천시나 시민이 머리를 맞대고 슬기롭게 해법을 찾아야 한다. 거기에는 인천시 투자사업의 우선순위와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국제기구 유치를 포기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대선을 몇 달 앞두고 있는 지금이 인천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기회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중앙정부의 지원에서 타 시도와 차별받는 분야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해서 차별을 시정하여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원에 대해서는 지역 정치권이 일차적 책임을 지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거기에 신규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해야 한다. 이것도 정치권에서 풀어 주어야 한다.

또한 인천시는 성공한 도시들의 벤치마킹을 연구하듯이 해야 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국내 지자체에서도 성공과 좌절의 기록이 수두룩하다. 자료도 여기저기 풍부하다. 조금만 공부해도 해법이 있을 만 하다고 본다. 문제는 해결 의지가 부족해 보이고 우왕좌왕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 

이번 총선에서 강원도의 투표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평창에 투자가 집중되는 효과의 열매를 여당이 고스란히 수확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세상과 민심은 늘 평범하고 단순하다. 인천에도 아시안게임과 지하철건설에 중앙정부의 투자가 집중되었다면 그리고 진정성이 확인되었다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을 분석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강원도의 힘을 보았을 것이고 여야를 불문하고 당근을 준비할 것이다.

이제는 대선이다. 여야는 서둘러서 공약을 개발하고 검토하고 분석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선을 위해 공약을 남발하거나 터무니없는 카드도 내밀 것이다. 그런 상황을 이용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적어도 타 지역에 비해서 차별대우는 받지 말자는 얘기다. 동네북처럼 수십년 동안 홀대 받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인천시민의 힘을 결집시켜 이번에 제대로 된 공약을 걸도록 만들자는 얘기다.

지난 총선에서 인천시민이 내건 어젠다를 보았었다. 토론회도 했었다. 그러나 지역 안배를 위한 나열식 요구이거나 선언적 또는 막연한 주장이 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중요한 어젠다를 몇개로 집중화시키고, 하부 어젠다를 상호 연계시켜 효과를 극대화 시킬 사업을 찾아야 한다.

총선의 경우는 10개 군구의 공약이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대선은 광역적인 공약이 나올 것이고 또 그래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인천을 위하고 대다수 시민이 혜택을 보는 그런 공약이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송도나 인천 도심까지의 KTX노선 유치와 수도권 대심도 철도인 GTX 및 제2외곽고속도로 같은 교통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이는 인천의 위상을 몇 단계 향상시킬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또한 경제자유구역의 자율권 확보와 규제완화이다. 거기에 구도심을 살리는 방안 즉 어느 도시건 벌이는 그렇고 그런 개발이 아니고 역사와 환경이 살아있는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정책을 수립해서 제안해야 한다. 또한 문화와 예술 그리고 관광이 어우러진 도시로 재탄생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 대선 준비 체제를 철저히 갖추자. 미리 준비하지 않고 나중에 서두르다 보면 졸작을 만들게 될 것이다. 파급 효과가 크고 장기적으로 인천을 위한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의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 12명의 여야 국회의원들의 협조와 조언은 가장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스스로 공약을 제시하고 그런 다음에 진정으로 인천을 위하고 국가를 위할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

전찬기  인천대학교 교수·인천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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