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가벼운 차림에 경사 심하지 않은 코스 선택 중요

골프, 척추에 무리 주는 동작 많아 스트레칭 등 필요

허리에 좋은 걷기·자전거타기·수영 등도 적당히 즐겨야

바야흐로 봄이다. 최근 들어 캠핑, 아웃도어 라이프의 열풍이 불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산으로 들로 자연을 만끽하러 나가는 차량 행렬로 주말마다 고속도로가 주차장일 정도다.

봄을 다른 사람보다 더욱 더 손꼽아 기다려온 이들이 또 있으니 바로 주말 골퍼들일 것이다.

기나긴 동계 훈련 기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싶어서 또 이른 아침 파란 잔디를 밟으며 좋은 동반자들과 즐기던 작년의 기억이 아른아른 해서 안달이 났다.

하지만 아직은 쌀쌀한 날씨와 오랜만에 하는 운동으로 무리한 등산이나 골프 후에 일 년 만에 찾아온 봄을 병원만 왔다 갔다 하다 보낼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다.

봄을 맞아 등산화, 골프채만 점검 하지 말고 내 척추 건강 또한 한 번쯤 챙겨보자.

 

▶ 등산은 가벼운 차림으로 본인의 체력과 나이를 안배해야

등산은 하체 근육과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이지만, 모든 운동이 다 그렇듯 무리하면 오히려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요즘은 예전처럼 산에서 취사나 야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많은 짐을 배낭에 매고 등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땀을 흘리며 무거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것은 통증만 없다면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지도 모르겠지만 요추의 후 관절, 디스크에 부담을 주게 되고 특히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어르신들께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기만족은 될 지 몰라도 허리 건강에는 오히려 해악이 될 게 분명하다.

가벼운 차림으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며 오를 때는 발 뒤꿈치부터 발 앞쪽으로 지면을 밟고 내려올 때는 허리를 세운 상태에서 몸을 낮출 때는 허리를 굽히는 것 보다는 무릎을 구부리는 자세가 좋다.

▶골프 치니까 허리가 아픈데 계속 쳐도 되나요?

골프 스윙은 몸통을 한쪽으로 꼬았다가 풀어주는 운동이다. 하체를 고정하고 상체를 최대한 많이 회전시키려고 하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한 쪽으로만 몸을 꼬는 운동이 허리에 도움이 될 리 없지 않은가?

골프를 시작하고 수년이 지난 사람이라면 한 번이라도 허리가 아프지 않았던 사람은 드물 것이다. 특히 남성 골퍼들은 태생적으로(?) 비거리에 대한 욕망이 있어 조금이라도 더 많이 회전을 하려고 하고 아무래도 여성보다는 유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진료실에 오면 항상 “골프 계속 쳐도 되요?”라고 질문을 하신다. 대개 이런 환자 분들은 골프가 허리에 좋은 운동이 아니고 통증이 있는데 계속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면서도 은근히 의사가 “적당히 치셔도 됩니다”라고 말해주시길 기다리시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경우 의사의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의사는 환자가 얼마나 아픈지를 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픔에도 불구하고 계속 골프를 치고 싶어서 자기 통증을 과소평가 하시는 분들도 많다.

골프는 확실히 다른 운동에 비해서 허리에 무리를 주는 동작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평소에 허리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하는 운동을 많이 해주고, 경기 전에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증감소를 위해서는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잡고 가슴 쪽으로 당겨주는 요부굴곡 운동, 엎드린 상태에서 하체는 고정하고 두 팔로 바닥을 짚고 상체를 일으키는 요부신전 운동, 누운 상태에서 한쪽 골반과 다리를 교차해서 돌려주는 측와외전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요통이 왔을 때 주의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골프에 모든 것을 건 프로선수가 아니라면 굳이 무리해서 요통을 참아가면서 골프를 칠 필요는 없다. 또한 요통이 왔을 때 통증치료, 한방치료 등으로 좀 더 빨리 호전이 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허리근력과 유연성을 강화한 다음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

즉 아플 때는 안 치는 것이 제일 좋다.

수술을 받은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술 후에는 척추의 굴곡, 신전과 같은 움직임이 수술 전에 비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술 후 회복기가 지나고 관절과 신경이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아니다.

통증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본인의 상태를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 방사선 검사상에 아무 이상이 없기 때문에 통증이 있어도 계속 운동을 멈추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아직까지도 방사선 검사로 우리가 진단할 수 있는 병은 질병의 반도 안될 것이다.

▶허리에 병이 있거나 수술 받은 환자가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나요?

바른 자세로 걷고 달리는 것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다만 최근에 요통이 있거나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라면은 약간 빠른 정도로 하루에 20~30분 걷기를 하는 것이 뛰는 것보다는 바람직하다. 자주 한다고 해서 빨리 요통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60 대 이상에 많은 척추관 협착증 환자와 같은 경우 주된 증상이 걸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걷거나 달릴 때 몹시 불편할 수 있다. 이런 환자 분들의 경우에는 자전거 타기가 허리와 허벅지 근육 단련에 좋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허리를 숙이고 타게 되어있는 경주용 싸이클 형태의 자전거 보다는 더 낮고 손잡이도 더 높은 형태의 일반적인 자전거가 적당할 것이다.

허리에 좋은 운동을 꼽으라고 하면 제일 많이 이야기 되는 운동이 수영이다.

학술적으로도 이를 증명하는 논문들이 있는 것을 보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심폐기능, 전신근육 단련에 굉장히 좋은 운동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수영도 해보신 분은 공감하겠지만 평영이나 접영의 경우 어느 정도 허리를 젖히는 동작이 있기 때문에 잘 하려고 무리하다 보면 오히려 요통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다이빙의 경우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여름만 되면 잘못된 다이빙에 의한 척수손상으로 젊은 나이에 사지마비로 누워있는 환자들이 요즘에도 적지 않다.

그 외에도 에어로빅, 요가 등 허리에 좋다고 하는 운동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운동을 멈췄을 때에도 통증이 있을 경우 참아가며 해서 좋은 운동은 없다는 걸 알아야 하고 본인에게 가장 즐겁고 적당한 운동을 찾는 것이지 않을까?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