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꽃게잡이 배 특별감척으로 연평도가 시끄럽다.

보상금은 엉뚱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고 선주들은 결국 빈털터리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꽃게 생산량이 급감하자 올해부터 서해5도의 꽃게잡이 배를 감척키로 했다.

우선 2008년까지 75억원(시비 24억6천만원 포함)을 들여 연평도 30척을 없애기로 했다. 척당 평균보상가가 2억5천만원인 셈이다.

하지만 선주들은 특별어선감척에 반발하고 있다.

보상금이 수 척의 꽃게잡이 어선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2~3명의 ‘객주’수중에 들어가고, 선주들은 실업자 신세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평도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등록어선은 53척. 이들 배는 거의 ‘객주’로 불리는 3명의 선단주가 실질적으로소유하고 있다.

박모씨가 17척, 유모씨가 10여척, 또 다른 박모씨가 14척 등이다.

이들 객주들은 46명의 선주들의 이름으로 배를 지은 뒤 잡은 꽃게 전부를 가져가는 형식으로 대출 이자를 포함한 배 값을 치르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선주들은 객주들이 고용한 인부나 다름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어선감척으로 나오는 보상금은 선주들이 아닌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객주들에게 돌아간다.

선주 정모(47)씨는 “객주가 배와 보상금을 다 가져가 선주들은 10원도 못 찾고 빚더미에 앉을 판”이라고 말했다.

연평도(소연평 포함) 어민들이 옹진수협에서 대출한 영어자금은 115건에 129억원이 이른다.

백령도가 100건(17억862만여원)과 대·소청도 161건(222억751만여원)을 합할 경우 모두 376건(369억6천여만원)에 달한다.

사채와 다른 금융기관까지 합할 경우 서해5도 어민들의 빚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옹진수협 관계자는 “특별감척은 객주들 배만 불리고, 선주들은 사지로 떠밀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특별감척의 보상금은 배를 담보로 대출을 해준 옹진수협 등 금융권이 1순위로 차지하고, 남는 돈이 있으면 객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빚더미에 앉게 될 판인 연평 어민들은 척당 4억원의 보상을 전제로 한 어선감척, 영어자금과 이자탕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해5도의 2005년 수산물 총 생산량은 3천162t이었다.

이는 2000년 6천10t의 절반수준이다. 이 가운데 꽃게 생산량은 2005년 386t으로 2000년 3천220t에 비해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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