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질병일 뿐,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돌봄으로써 치매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제 일이지요.”

인천시 남구 치매센터 돌봄의 집 박경희(42)팀장은 올해로 7년째 치매 노인들과 동고동락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치매는 사람이 늙어서 망령 든 것이라고 생각했지 질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집안에 치매환자가 있으면 가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만큼 피해가 컸기 때문에 치매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죠. 가족들도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으로부터 잠시나마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남구 숭의동에 위치한 돌봄의 집은 2000년 1월 인천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치매주간보호센터다.

오전 8시반부터 오후 5시반까지 치매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거동이 어려워 센터에 못 오는 노인들을 위해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가정방문사업도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다른 시·도 치매센터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많이 찾습니다.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내실 있게 운영을 잘하고 있어서 입소문을 탔죠. 특히 치매 어르신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느냐 보단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어르신들이 얼마나 행복과 재미를 느끼고 참여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운영을 하고 있지요.”

치매환자는 인지기능이 가장 빨리 쇠퇴하는 반면에 ‘감정’은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다. 때문에 치매에 걸렸을 때 그대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계속해서 긍정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치매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의 처방이 직접적인 치료라면 센터에서 하는 활동은 간접적인 치료가 되는 셈이다.

내년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치매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싶다는 박팀장.

“사람들은 치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지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병일 뿐입니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치매를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요. 가족이나 자신이 치매 증상이 왔을 때 올바른 대처를 하기 위해서라도 치매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그런 그에게도 한 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노인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치매노인들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인원을 수용하기에 인천시내 센터가 부족한 편.

“치매센터는 혐오시설이 아닌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곳입니다. 인천에도 10개의 센터가 있지만 고령화 사회에 따라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죠.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도움이 치매환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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