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의 꿈은 내 노래를 사람들이 불러주는 겁니다. 노래를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울렸으면 하는 거지요. 이제부턴 내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어 행복합니다.”

언더 가수 활동 10년만에 첫 앨범을 내는 차형중씨(33)의 감상은 늦었다는 아쉬움보다 감격스러움이다.

첫 트랙에 실은 ‘나쁜 사람’을 타이틀로 걸고 지난 4일자로 발매,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바로 전날 남구 제물포역 인근 클럽에서 앨범 발매기념 쇼 케이스도 가졌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기뻐요.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가수의 꿈이잖아요. 그동안의 서러움이 모두다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사실 이날 공연도 곡절이 많았다. 연주를 하기로 한 밴드가 펑크를 내는 바람에 프로그램 콘티가 망가져 버렸다.

임시변통으로 반주 음악을 틀고 노래를 불렀는데 다행히 모두들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었다.

2년반을 준비해 만든 앨범이다. 기획사도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나 홀로’ 진행하다보니 만만치 않았다.

“6년전에도 음반을 준비했었죠. 발매 직전 홍보를 맡기로한 기획사가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그만 접고 말았습니다.” 기획사 없이 혼자 한 이유가 있다.

노래한 이력은 10년을 훌쩍 넘는다. 고교시절부터 밴드로 라이브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군 제대후 가수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다. 고향 부산을 떠나 다다른 곳이 인천이다. 클럽과 카페를 주 무대로 노래를 불렀다. 언더 가수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그의 실력은 수상 경력이 입증해준다. 96년 ‘인천 청소년 가요제’에서 창작가요상을 탔는가 하면, 2년뒤 천리안 주최 ‘사이버 가요제’에선 당당히 대상을 받았다.

이번 음반에는 8곡을 실었다. 타이틀 곡 ‘나쁜 사람’을 비롯, 청소년 가요제 수상곡 ‘HJ’도 넣었다.

“전반적으로 느린 발라드풍이에요. 멜로디가 잔잔합니다. 가사를 들어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를 거예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입니다. 지나가는 음악이지만 가슴속에 남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음색을 묻자, 부드러운 보이스라는 말을 듣는다고 답한다.

“음반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데다 어린 친구들이 판을 치고 있는 데 나이를 한참이나 먹어서, 게다가 기획사도 없이 나서는 것이 무모하지 않느냐는 걱정도 듣습니다. 10년을 언더가수로 지내다 보니 조급함이 없어졌어요. 천천히 퍼져나가고 싶습니다.”

개인 콘서트 계획도 세웠다. 내년 3월엔 일을 낼 생각이다. “콘서트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기억해주세요.”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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