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된 헌집이나 방금 지은 새집이나 주차하기는 어려워.”

개서 이틀을 맞은 5일, 남부경찰서가 주차난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예산부족에 따라 그 흔한 지하주차장 하나 짓지 못하고 보니 경찰서는 물론 주변도로까지 주차장으로 변하고 만 것이다.

새로 개서한 경찰서지만 동부서가 이전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이 수립되다보니 예산이 넉넉지 않았던 탓이다.

현재 남부서 내 주차가능대수는 모두 144대.

이 가운데 순찰오토바이 등을 주차할 천막 차고지와 전경 버스주차공간 등을 제외하고 나면 127곳이 남는다.

그러나 경찰서 근무 직원만 294명에다가 민원방문 주차공간까지 배려하고 나면 경찰서 주변은 수십대의 차량들이 들어선 주차장으로 보일 정도다.

사실 수십년 된 전 동부경찰서는 주차난으로 악명이 높아 인근 주택가가 민원인들과 직원들의 주차장이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인근 주민들은 남부서 개서를 좋아하는 분위기였다는 것.

그러나 21세기 새로 문을 연 남부서의 주차난이 심각하고 보니 벌써부터 경찰들은 한숨을 짓고 있는 상태다.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아 경찰들은 ‘이사’ 기분을 낼 수 없을 지경이기 때문이다.

남부서 관계자는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찰서가 당분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겠지만 직원들과 민원인들의 불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부서의 위치를 묻는 문의전화도 이어졌다.

개서는 했지만 위치 도로 표지판은 몇 개 되지 않고 버스노선도 부족해 민원인들이 외진곳에 들어박힌 남부서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인근에는 현수막 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방문 민원인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민원인 김모(54)씨는 “시민에게 가깝게 느껴져야 할 경찰서가 찾기도 힘들고 주차하기도 힘들어 멀게만 느껴진다”며 “새로 개서한 경찰서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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