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부경찰서가 문을 연 첫날부터 우왕좌왕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치안수요를 예측하지 못한 청사 설계로 사무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4일 공식 업무에 들어간 남부서는 그 동안 중·동부서와 연수서가 나눠 담당해 오던 남구 지역을 관할한다.

남구는 남부서 관할 지구대만 6곳에 이를 정도로 인천지역에서 치안 수요가 가장 많은 곳. 이에 따라 강력사건을 전담하는 강력반을 6개팀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사무실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개서 첫날부터 남부서는 홍역을 치렀다.

당초 남부서는 강력 1팀과 2팀이 사무실을 한 개씩 사용하고, 나머지 4개 팀이 2개 팀씩 한 사무실을 쓸 계획이었다.

막상 문을 열고 보니 사정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두 팀이 사용할 만큼 사무실이 넓지 않아, 부랴부랴 5팀과 6팀이 다시 이사짐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청사 옆에 따로 마련된 컨테이너 박스를 사용키로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준공허가는 고사하고, 전화선도 연결되지 않았다. 청사 내 버젓한 사무실을 갖춘 나머지 강력팀도 전화와 인터넷 배선이 제대로 설치 되지 않아,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당직 업무를 주로 보는 폭력팀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당직날만 사무실 중앙에 설치된 책상에서 업무를 볼 수 있을 뿐, 형사들은 자기 책상이 없어 떠돌아다녀야 하는 형편이다.

직원들은 “최소한 개인사물을 정리할 책상과 컴퓨터가 한 개씩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부서 관계자는 “새로 지은 청사는 2002년때 설계한 도면대로 지었으나 예산부족으로 비좁은 청사가 됐다” 며 “내년에 예산이 확보되면 민원동의 증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설된 남부서가 맡게될 치안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 탓에, 경찰과 민원인 모두 불편을 겪게 됐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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