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도로 곳곳에 설치돼 있는 의류수거함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도시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전봇대 옆이나 주택가에 설치돼 주차난을 가중시키는 한편 일반 쓰레기까지 쌓여있는 등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이후 분리수거 차원에서 들어선 ‘의류수거함’은 현재 무분별한 설치와 관리소홀로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동구 창영동 116 앞 의류수거함은 소화전을 가린 채 설치돼 있다.

붉은색 플라스틱 통 두 개가 쇠사슬로 전봇대에 묶여 있고 보니 이동도 어렵고 비상시에 사용될 소화전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것이다.

인천지역에 설치돼 있는 의류수거함은 모두 1만3천657개.

남구를 제외한 다른 구들의 경우 의류수거함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남구는 지난 2000년 시범사업으로 의료수거함을 기타 점용물로 판단, 의류수거연합회에 도로점용허가를 내줬다.

연합회는 같은 크기와 색깔의 수거함 1천117개를 남구 전역에 설치하고 매년 1천여만 원의 점용료를 구에 내고 있다.

수거함 옷들 중 90% 이상이 질 좋은 것들이고 보니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 수출, 외화벌이에 기여하고 있고 구청에서 진행하는 나눔장터 바자회에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또 수거함마다 연합회의 연락처가 기재돼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 사항을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타 구들의 경우 의료수거함은 사람과 차의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는 곳에 한해 설치가 가능할 뿐, 별다른 규제가 없다.

수거함을 도로변 적치물로 해석, 의류를 수거하는 업체나 개인들 스스로가 관리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주차방해와 쓰레기 무단투기, 수거관리 소홀, 미관저해 등을 이유로 한 달에 3~4건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대부분 의류처리 업체 연락처를 찾을 수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주부 이모(35·남동구 간석3동)씨는 “의류수거함이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주민들 스스로 치우는 꼴이 되고 있다”며 “구가 체계적인 관리를 진행해야 의료수거함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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