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부경찰서가 관할하고 있는 동구와 남구 일부지역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무단횡단에 의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12시5분쯤 송현동 90 앞 횡단보도에서 빨간 보행자 신호등을 무시한 92세 Y 할머니가 달려오는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이달 24일까지 동부서 관할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16명 중 12명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였다.

특히 동구는 구도심으로 노인들의 무단횡단에 따른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지역.

70대 이상 노인들의 무단횡단 사고는 지난 2월3일과 7일, 3월9일, 4월10일 등 석 달 연속 일어났다.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자동차에 대한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력과 청력이 좋지 않아 달려오는 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멀리서 달려오는 자동차를 봐도 ‘빨리 건너가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도로에 진입하다 변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사 신경이 늦어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없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줄어들지 않는 무단횡단 사고로 동부서는 올 7월부터 지역 동사무소를 돌며 모두 5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열었다.

노인들의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노인복지관, 경로당, 노인정, 양로원 등도 꾸준히 찾아가 사고 예방교육을 벌이고 있다.

노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시청각 자료를 이용해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고 무단횡단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중·장년층의 무단횡단 사고는 유흥가 밀집지역인 남구 주안역 일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이 왕복 8차선 도로인 데다 횡단보도 없이 지하차도를 이용해 건너야하는 처지이고 보니 심야시간 대 취객들의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취중에 좌우만 살피고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 당하기가 일쑤다. 중·장년층이라도 술에 취하면 사고를 빠르게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형적인 구조의 남구 도화동 도화초교 4거리 또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9월 운수회사 교육 중 한 직원의 요청으로 사거리 주변 가로등을 환하게 밝히고 사거리를 중심으로 횡단보도를 몰아 보행자를 보호, 황색 신호시간을 늘려 차량의 정지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그나마 교통사고를 줄여나가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말 현재 동부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904건, 사망자는 14명, 부상자는 1천198명이다.

지난해는 교통사고 1천254건, 사망자 11명, 부상자 1천958명 등으로 기록됐다. 교통사고 건수는 주는 대신 사망자가 늘어났고 지난해 사망자 중 10명이 무단횡단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부서 관계자는 “도로의 구조적인 조건과 교통시설물 등 종합적인 시설을 재검토해 현수막과 푯말 등을 세우거나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철저한 교육을 통해 노인과 취객들의 무단횡단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서는 도화동 도화초교 4거리, 주안동 부녀복지회관 입구 등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시설개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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