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인근 문구점에서 초등학생들을 겨냥한 인터넷 게임머니 충전카드를 판매, 지도단속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 유모(39·간석동)씨는 초등학생 6학년인 아들 방에 충전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무려 10만원 어치가 넘는 카드들이 컴퓨터 옆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에게 따져 묻자 유씨의 지갑에서 몰래 돈을 꺼내 학교 앞 문구점에서 게임용 충전카드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아들을 앞세우고 문구점을 찾아 ‘어떻게 이런 충전카드를 팔 수 있느냐’고 따졌지만 오히려 ‘아이 단속이나 잘하라’는 말만 들었다.

지난 10월 아들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40만원이 넘는 인터넷 머니를 충전했다는 유씨는 현재 어이가 없는 상태다.

문구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충전식 카드는 3~5천원, 1만원 등으로 주로 인터넷상에서 게임 아이템이나 아바타를 구입할 때 사용되고 있다.

충전카드와 동일한 금액으로 사용되다보니 한창 인기가 높은 유명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는 필수 목록 1호인 셈이다.

간석동 Y초 4학년 김모군은 충전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용돈을 모으거나 부모님한테 거짓말을 해 돈을 얻고 있다.

하루 4~5시간 정도 인터넷 게임을 하다 보니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머니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김군은 “요즘 충전카드를 모르는 반 친구들은 거의 없다”며 “어떤 아이템을 가졌는지, 아바타를 어떻게 꾸몄느냐가 큰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이런 어린이들의 심리를 이용, 일부 인천지역 학교 인근 문구점에서는 구입가격에 대한 제재 없이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

그러나 아직까지 초등학교에서는 충전카드 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Y초 관계자는 “충전카드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앞으로는 학생들의 카드 구입을 막기 위해 가정통신문과 윤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주부 유씨는 “아이들이 무분별한 충전식 카드 판매로 인해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하루 빨리 철저한 관리를 통해 개선돼야 마음 놓고 학교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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