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유치 홍보 위원은 가문의 영광(?).’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인천유치 시민결의대회’에 참석한 통․리장들이 유치 홍보 위원 위촉장을 전달 받는 데 걸린 시간이 족히 1시간이 넘는 것을 보면 충분히 나올 법한 이야기다.

9일 오후 3시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결의 대회에서 위촉장 전달식을 제외하고 행사에 소요된 시간은 국민의례와 결의문 낭독, 그리고 시장 인사말 등을 모두 합쳐 고작 10여분이 전부다.

그러나 이날 대회에 참석한 248명의 통․리장들은 유치위원회 신용석 위원장 대신 연단에 선 안상수 인천시장으로부터 일일이 위촉장을 전달받으며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까지 찍느라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더욱이 안 시장은 이들 통․리장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하면서 시 공보팀 직원의 카메라 건전지 교체를 위해 잠시 진행을 멈추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K모씨는 “위촉장을 주는 것도 좋지만 바쁜 시간에 통․리장들 모두를 불러놓고 일일이 위촉장을 전달하는 것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참석자 P모씨도 “선거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통장들을 불러 이 같은 행사를 하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매년 선거철만 되면 각 지역 통․리장들이 선거캠프에 자의반 타의반 동원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런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시는 시장 명의가 아닌 유치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된 위촉장을 전달 한 만큼 공직선거법 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유치위원장이 외국 출장 중이어서 시장이 대신 위촉장을 전달 한 것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시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기념품과 뱃지 등을 전달하고, 행사 전 유치 홍보 영상물을 관람하게 했다.

한편, 유치위원회 측은 위원장의 외국 출장은 지난 5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OCA집행위원회 일정에 맞춰 사전에 계획된 것이며, 이날 행사는 주관만 했을 뿐 모든 준비와 진행을 시 자치행정과가 총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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