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경서동 종합환경연구단지안에 건립되고 있는 국립생물자원관(이하 자원관)이 드디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4년 6월 첫 삽을 뜬 자원관은 2년이 넘는 공사를 올해중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가 주요 환경자산이자 생물산업(BT)의 원천소재인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생물자원 교육의 장이 될 자원관은 생물자원의 보전·관리 총괄 국가기관이라는 점에서 인천에 들어서는 의미가 남다르다.

공사 마무리 및 다양한 소프트웨어 구축에 여념이 없는 남재우 국립생물자원관 건립추진기획단장을 만나 인천에 입지한 자원관의 의미, 인천 관련 프로그램, 향후 발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생물자원관’이 무얼 하는 곳인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어떤 곳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지난 92년 생물자원에 대한 국가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생물다양성협약이 국제사회에서 채택되면서 생물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냥 있다가는 우리가 갖고 있는 생물자원을 일방적으로 선진국에 빼앗기게 된다.

실제 우리가 생물자원의 중요성에 눈뜨기 전에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우리 고유종을 유출해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개발,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자원관 건립은 따라서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 우리 땅에 자생하고 있는 생물자원은 10만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리스트화한 것은 3만종에 불과하다.




자원관은 우리 고유 생물이 국외로 유출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한편 체계적으로 생물자원을 수집·보전·관리·육성해 국가 생물주권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국가차원의 종합적인 생물자원 보전 및 관리시스템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자원관 개관은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원관이 인천에 들어서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93년 환경부 자연정책과 초대과장으로 있을 당시 자연환경보전 10개년 계획을 세웠는데 그때 학계에서 생물자원관 건립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과학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에서는 땅을 내놓을테니 자원관을 대전에 지으라며 매우 적극적으로 유치전을 폈다.

그러나 당시에는 예산확보가 어려워 계획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구체화하면서 인천 수도권매립지 인근 환경연구종합단지에 자원관을 짓게 됐다.

아마 10여년전 예산이 있었으면 자원관이 인천에 오는 행운은 없었을지도 모른다.(웃음)

국가 주요기관이 입주하므로 인천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원관은 생물자원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어서 테마관광상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곳서 30분 거리인 인천국제공항의 외국인 환승 관광객 뿐 아니라, 인천지역의 학생·교사 등 시민들이 자원관, 수도권매립지 자생화단지, 3공구매립현장 등을 연계해 둘러본다면 현장생태학습 프로그램으로 그만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이미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안내시스템 발주를 마쳤고, 설명문도 외국어를 병기한다.

인천시 및 공항공사, 시 관광협회 등과 관광연계상품화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인천시민들은 귀중한 생물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는 것이므로 청소년 생물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생들을 위한 전문가 강의 및 체험프로그램, 어른을 위한 야생화모임 등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할 계획이다.

또 생물자원관 시설 및 조경 등의 시설관리 인력(40여명)과 자원봉사인력(100여명)을 인천시민으로 우선 채용할 계획이어서 부분적으로 고용증대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원관 건립과정의 힘든 점은.

▲첫째는 접근성 문제다. 자원관이 인천시내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고, 교통편이 수월하지 않다.

연중 전시를 열므로 학생들의 방문이 많을텐데 그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하철역과 자원관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3대 운행할 계획이다. 둘째는 여러 종의 흙을 성토한 매립지이다보니 조경이 어렵다는 점이다.

자원관 인근 1만여평에도 야외전시 차원에서 각종 식물을 심을 계획인데 매립토이다보니 토질이 좋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그외 예산이나 건립공정 등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자원관 건립은 세계적 추세로 볼 때는 매우 늦었다. 우리 현실은 어떠하고, 향후 계획은 어떤지.

▲미국의 경우, 생물자원을 수집 관리하는 자연사박물관 등 생물자원관련 연구기관이 전국에 1천100곳, 영국은 300여곳, 일본은 150여곳이 있을 만큼 그 수는 국력에 비례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자국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필요한 생물표본 확보, 연구사업, 전시, 교육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시립, 구 운영 자연사박물관과 대학부설자연사박물관이 10여곳 있지만 소규모인데다 생물자원 연구보다는 자연 역사를 중심으로 한 과거 현재의 생물상을 나열식으로 전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연사가 아닌 현존생물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둘 것이다.

서식 생물자원에 대한 정확한 분포, 고유의 특성 연구를 해 이들 자원의 향후 이용을 위한 정보를 수집 연구 관리 제공하는 것이 자원관의 주요 기능중 하나다.

생물분류전문가 등 전문인력 확충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2010년까지는 표본 및 생물자료 130만점 확보, 생물산업 및 관련 연구 지원체제 구축을 마치고, 2020년 동북아 생물자원 소장·연구허브로 발전한다는 것이 우리의 발전전략이다.

2030년에는 표본 및 기타 생물자료 500만점을 확보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적 수준의 생물자원 소장·연구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다.

자원관이 생물학 분야에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국익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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