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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최대포집 돼지갈비', 여기에!!
인천 중구 신흥동의 ‘최대포 돼지갈비’.
음식 맛을 알고, 술을 좀 마신다 하는 인천사람들에게 70, 80년대 최대포집 돼지갈비는 단골메뉴였다.

연탄불이 피워져있는 동그란 화덕주위에 둘러앉아 술과 함께 구워먹던 양념 돼지갈비. 연하면서도 씹을수록 맛이 나는 육질과 짜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맛은 많은 이들의 입샘을 자극하곤 했다.

갈수록 대형화하는 음식점들 위세에 눌려 인천의 옛 맛집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는 이즈음, 여전히 그 최대포집 돼지갈비맛을 지키고 있는 백발 성성한 부부가 있다.

한순오(67)·서옥수(68)씨 내외는 바로 그 신흥동 ‘최대포 돼지갈비’와 친형제지간인 한 가족.


“저희 어머님이 인천으로 피난와 동구 화수동에서 음식점을 오래 하셨어요. 그것을 사위(한씨의 누이동생 남편)인 최재호에게 전수를 하셨지요. 그래서 70년대 중반에 문을 연 것이 신흥동 ‘최대포 돼지갈비집’이었는데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정말 손님발길이 끊이지를 않았어요. 저희 역시도 그곳서 좋은 양념과 재료로 제 맛을 내는 법을 터득했지요.”

수출 5공단이 들어서면서 한창 활기를 띠던 인천 서구 가좌동에 한씨 내외가 똑같은 상호의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시작한 때는 82년이었다. 새한미디어, 대우전자 등 수천명의 종업원을 둔 대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던 그 시절, 하루 500인분의 돼지갈비가 팔려나가는 것은 보통이었다. 2층까지 150여석이 꽉 찼어도 사람들은 이 집 돼지갈비를 먹으려고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우리집 돼지갈비 특징은 양념장을 꼭 끓여서 쓴다는 거예요. 달인 양념장을 쓰면 맛이 잘 배 고기가 훨씬 부드러워요. 돼지갈비도 그때나 지금이나 국산만 고수하고, 기름기는 싹 제거하니까 드시고 나서도 뒷맛이 깨끗하다고들 하시더라구요. 상추, 풋고추 같은 야채도 종업원들을 시키지 않고 손수 다 씻었어요. 집에서 먹듯 대접하고 싶어서….”


 
종업원 5명을 두었어도 손발이 모자르던 7~8년의 좋은 시절은 어느새 지나가고, 공단은 서서히 활기를 잃어갔다. 노사분규, IMF, 경기불황 등을 겪으며 회사들이 다른 곳으로 떠나거나 문을 닫거나 종업원수를 크게 줄인 것이 큰 원인이었다.

“이곳서 한 10년 장사하면 될 거라고 예상은 했었어요. 그래서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지. 아마 이 정도만 하고 살라는 게 운명이었나봐.” 신흥동 돼지갈비집이 호황을 누리자 매제 최씨는 더 큰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많은 돈을 빌려갔고,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최씨는 그 여파로 세상을 떴다. 그 후 최대포집 돼지갈비는 문을 닫았다. 누이동생은 자녀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 지금 그곳서 살고 있다.

“누이동생네 돈을 빌려준 것외에도 꽤 많은 사람을 도와줬어요. 돈을 잘 벌 때니까 힘든 친척들이 의지를 해왔거든. 어려운 시절을 살아와서 그런지 못사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그렇게 아파. 그때 학비도 대주고 했던 아이들중 미국 유명한 대학을 나온 아이도 있어서 우리 내외도 뿌듯하지요. 그렇게 살아온 것이 후회는 안돼요.”


 
찾는 이의 발길은 점차 주는데 여전히 매일 아침 8시면 가게문을 열고, 밤 10시면 문을 닫는 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는 한씨 부부. 옛 맛을 못잊어 멀리서 오는 이가 행여 문이 닫혀있는 바람에 헛걸음을 하지나 않을까, 주변의 회사 경비원들이 휴일, 명절같은 때 근무를 서다가 밥집이 다 닫혀있어 배를 곯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였다. 장사를 한다는 게 내 이익을 얻기위한 것만이 아니라, 손님들에 대한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는 지론이다.

“딸 셋이 있는데, 다들 이 일은 엄두가 안나서 못하겠데요.(웃음) 감사하게도 아직 건강하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때까지 가게를 지켜야지 뭐. 손님들이 예전같이 많지는 않지만 홀이며, 화장실이며 먼지 하나 없이 매일 청소를 해요. 내 집을 찾는 분들에 대한 예의니까.”

20년이 넘은 가게 입구의 알루미늄 간판, 한쪽에 가즈런히 놓인 연탄화덕들, 돼지갈비 김치찌개 된장찌개 삼겹살이라 적힌 고풍스런 메뉴판.
옛 맛을 잇고 있는 노 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여름에 시~원한 열무국수 먹으러 와요”하고 손을 흔든다.

손미경기자  mimi@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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