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한번있는 명절 대목인데, 재래시장 상품권도 어쩔 수 없더군요.”

최대 명절 추석에도 인천지역 재래시장들이 좀처럼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은 있지만 물건만 구경할 뿐, 가격 흥정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상인들도 할일이 없다보니 넋 놓고 앉아 한숨만 쉬거나 꾸벅꾸벅 졸기까지 할 정도다.

특히 이번 추석은 명절이란 특수도 있지만 지난달 1일부터 인천시가 재래시장 상품권 판매를 시작해시장상인들의 기대는 어느 때 보다 컸다.

모처럼 장사 좀 해보나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3일 인천시 남구 용현시장이 찾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영우기자 dhsibo@i-today.co.kr

남구 용현시장에서 건어물가게를 운영하는 정모(59)씨는 “평소 명절 대목엔 하루 20만원 정도 수입을 올렸지만, 올해는 단돈 2~3만원도 손에 쥐기가 힘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남동구 모래내시장 상인 김모(42)씨도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상품권이 나왔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안부두 어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아예 문을 열지 않은 가게도 있을 정도다.

주방용품, 신발 등 제조용품과 달리 신선도가 중요한 어류는 오래두고 판매할 수 없다보니 손해를 볼 바에야 차라리 문을 열지 않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재래시장 상품권을 들고 오는 손님도 찾기 힘들지만 찾아와도 상인들에게는 이래저래 짐이다.

백화점 상품권은 70%이상 구매시 현금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지만 재래시장 상품권은 금액에 상관없이 현금으로 거스름돈을 줄 수밖에 없다.

3천원짜리 물건을 구매하고 1만원권 상품권을 내도 거슬러줄 상품권이 없어 고스란히 7천원을 현금으로 주고 있다.

여기에 또다시 수수료 3%도 상인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송림원예시장 야채상인 김모(42)씨는 “상품권도 10억원치가 팔렸다지만 상품권으로 계산하는 손님을 만나기가 너무 어렵다”며 “가뜩이나 현금 만져보기도 힘든데 상품권 3% 수수료도 사실 부담”이라고 말했다.

부평시장 과일상인 박모(45)씨도 “인천시가 상품권 가격의 일부를 부담해 구매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찾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라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정한희(49) 구월시장상인회장은 “추석에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기대가 컸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해 상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상품권의 지속적인 홍보와 대책을 마련해 내년 명절에는 재래시장이 사람들로 북적거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자영·송효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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