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6cm. 몸무게 69kg. 평범한 체격에 특별한 대표 경력도 없고 드래프트 4순위 입단.

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개막전에 깜짝 선발로 출장한 뒤 성남전까지 세경기 연속 출전하고 있는 이재권.

신인으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천의 선발자리를 꿰찬 미드필더 이재권을 만나 프로축구선수로 첫 발을 디딘 소감과 목표를 들어봤다.



- 올 시즌 개막전 선발 소감은

▲인천에 입단해서 훈련을 계속하는 동안 컨디션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같은 신인이 선발이라는 생각은 정말 꿈도 꾸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1군과 함께 훈련했기 때문에 교체선수 명단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는데 막상 선발로 뛰니 정말 꿈만 같았다. 지금도 무슨 정신으로 그 날 경기를 뛰었는지 모르겠다.

- 신인으로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대해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고 있는데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초등학교 6학년때 매일 공을 차며 노는 모습을 본 아버지가 재능이 있어 보였는지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시켜 주셨다. 그때부터 축구 훈련을 정식으로 받기 시작했고 합숙생활을 처음했다. 하지만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하는게 힘들어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때는 합숙생활이 어려워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축구를 그만두려고 생각했지만 당시 어머니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 인천에 왔을 때 가장 도움을 많이 준 동료는?

▲대학선배인 안재준 선수가 도움을 많이 주고있다. 학교 다닐때도 1년차 직속선배라 잘 챙겨주면서도 무서웠는데 인천에서도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는 편입니다.

- 올해 함께 입단한 남준재 선수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시절 고연전을 통해서도 자주 부딪혔을텐데 라이벌 의식은 있나?

▲준재랑 라이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학때는 학교가 달라 경쟁상대였지만 지금은 인천에 같이 있으니까 올 시즌 팀이 잘되는데 힘을 모으고 싶다. 준재는 대학시절부터 워낙 잘해서 대학시절에도 유명했다. 연세대와 경기를 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주요선수로 항상 준재를 꼽았던게 생각난다. 연세대쪽에도 제가 그런 존재였는지는 모르겠다.

- 지난 14일 성남과의 경기에서 6대0이라는 스코어로 패배를 기록했는데 성남전에 대해서 얘기해 본다면?

▲6대0은 축구하면서 처음 겪어본 결과였다. 중학교 때 팀이 결승에서 5-1로 졌던적이 있는데 그 때보다 충격을 몇 배 더 컸던 것 같다. 전반전에 득점을 하지 못한게 많이 아쉬웠다. 전반에 한골이라도 넣고 마쳤으면 경기는 달라졌을거라 생각한다.

- 공격수는 아니지만 데뷔골에 대한 욕심은 있을 것 같다.

▲골을 잘 넣는 선수는 아니지만 골을 넣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싶다. 개막전 때도 골을 넣으면 서포터 앞에서 “나는 이번에 인천에 입단한 신인선수이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뜻으로 ‘90도 인사’를 하고 싶었다.

- 신인이지만 그라운드에서 긴장한다거나 떨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원래 무덤덤한 성격인가?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고 조용한 편이지만 경기장에만 들어서면 좀 과격해지고 외향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관중들의 야유도 쉽게 흘려보내고 축구할 때만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 K-리그 구단 가운데 꼭 상대하고 싶은 팀이 있는가?

▲울산과의 원정경기를 꼭 뛰고 싶다. 울산토박이라 부모님도 아직 울산에 계신다. 고향이니까 부모님 친구분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많이 경기를 보러 올 것이고 그 사람들에게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다.

- 프로선수는 팬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3경기동안 인천팬들에게 본인을 알렸는데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기 후 인천팬들이 ‘이재권’이라 불러주시는 제이름을 듣고 정말 기분이 짜릿했다. 지난 홈경기 때는 경기 후 사인을 요청하는 팬도 있었는데 사인이 아직 없어서 못해드린 기억도 있다. 아직 쑥스럽고 어색하지만 팬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서 더 많이 불려지기 위해 노력하겠다.

- 올 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목표를 잡으면 바로 실행하는 편이다. 시즌 시작전에는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데뷔전을 갖는게 목표였다. 그런데 그 목표를 개막전때 이루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는 데뷔골을 기록하는게 목표다. 데뷔골까지 이루게되면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팀의 승리가 제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만큼 현재는 팀의 승리를 위해 무조건 열심히 뛰겠다.

■ 프로필 출생=1987년 7월 30일 (울산) / 체격=176cm, 69kg / 출신교=울산 학성고-고려대학교 / K-리그 데뷔=2010년 인천 유나이티드 FC

글=문수정 utd기자 anstn13@naver.com

사진=김지혜 utd기자 hide5-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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