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엘엔아이소프트(대표·임종남·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11의 13)가 문을 열었을 때 국내 다국어 기반 자연어 처리 분야는 거의 불모지였다. 15년이 지난 현재 엘엔아이는 이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엘엔아이 사업의 핵심은 자동 번역이다. 인가이드, 한가이드, 바울, 젠투웨어, 트라시, 바이재팬, 젠다이어리 등 수많은 번역 소프트웨어(SW)가 나왔다. 특히 자동 번역 솔루션은 국방부, 주일 미군, 삼성전자, 미 국방성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금의 위치에 올 때까지 엘엔아이는 너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 초기에 엘엔아이는 특별한 매출이 없이 연구 개발에 집중했다.

당시만 해도 번역 SW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다. 몇몇 군소업체와 대학 연구소 등에서 자동번역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상용화된 제품의 기술은 외국에서 들여왔다.

독기와 오기로 시작한 기술개발은 시간이 흐르면서 빛을 발했다. 엘엔아이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각종 수상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천시 과학기술상,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장, CEO 인천시 자랑스러운 기업인상, 전자태그(RFID) 저널 올해의 RFID 기업 미들웨어 부문 수상과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100선 기업 선정 등.

엘엔아이의 기술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IT 기업인 대만의 인벤텍 베스타 그룹과 5년 동안 최대 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수출 계약 SW는 다국어 번역 기반의 전자사전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사전에서 영어·중국어·일어 양방향 자동 번역이 가능하다.

임종남 엘엔아이 사장은 “인벤텍과 같은 세계적인 IT기업과 수출계약을 통해 해외에서 엘엔아이의 원천 기술력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동시에 세계시장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국내·외 자동번역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엔아이는 최근 전자제품의 소형화로 자사 자동번역 엔진의 활용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스마트 폰, MP3, 넷북 등 휴대용 IT기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또 엘엔아이는 번역시장의 확대를 위해 올해 초 무료 온라인 번역사이트인 ‘노띠(www.notii.co.kr’)를 열었다.

노띠는 과학기술과 의학용어 등 전문·학술용어를 내장한 자동번역 엔진이 있다. 특히 노띠에서 오피스번역 프로그램을 다운 받으면 개인 컴퓨에서도 번역을 할 수 있다. 한발 더 나가 엘엔아이는 음성인식 합성 기술을 자동번역기술에 접목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성장을 위해 RFID/USN 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엘엔아이는 인천정보산업진흥원이 모두 40억원을 투입한 ‘RFID 기반 항공 물류용 OS 임베디드 탑재 복합단말기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이 사업을 통해 엘엔아이는 보안성을 크게 강화한 통합보안미들웨어 유스타 1.0을 활용한 RFID 기반의 항공화물 물류 시스템을 만들었다. 바코드를 이용한 기존 항공 물류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에는 RFID 기술을 활용한 경기시간 측정 시스템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출전 선수들의 발목에 RFID를 부착해 선수들의 위치와 경기시간을 실시간 측정하는 것이다. 엘엔아이는 지난 1월 바이애슬론연맹과 장비 사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모바일 RFID 기반 전자상거래 시스템도 엘엔아이의 자랑이다. 길거리나 버스 정류장 등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모바일 RFID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 받고 실시간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엘엔아이는 송도국제도시에 연면적 8천164㎡,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연구소를 건립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오는 5월 중 준공한다. 송도시대를 계기로 엘엔아이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이현구기자 h1565@i-today.co.kr

‘고객은 주인’ 정신이 성공의 길

인터뷰 임종남 사장

“한국인이 제일 잘 아는 한국어 자동번역 제품 개발을 외산 기술에 의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래서 내 손으로 직접 만들자는 생각을 했고, 회사의 최고 기술책임자인 채흥석 상무와 의기투합해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임종남 엘엔아이소프트 사장의 창업 이유다. 그는 창업 후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남들처럼 외국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만들까, 부족해도 제품을 출시할까 등 많은 유혹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무리 늦더라도, 손해를 보더라도 스스로를 속이지는 말자’라는 신념을 버리지 않고 묵묵히 연구개발에 전념했다.

그는 항상 머슴이라는 생각으로 고객을 주인처럼 대하는 것만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근 엘엔아이가 RFID 사업에 진출하자 의외의 반응을 보인 사람이 많았다. 그는 이미 엘엔아이는 지난 2004년부터 RFID/USN 연구소를 설립하고 6년 넘게 기술개발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RFID 미들웨어인 ‘uSTAR’와 ‘uWARE’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모두 굿 소프트웨어(GS) 인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로 미 국방성 프로젝트에 미들웨어가 공급되는 등 일찌감치 관련 업계에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자신감을 얻었고, 엘엔아이의 새로운 수익 창출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이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최근 그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스포츠다. RFID 경기시간 측정 시스템을 고도화해 다양한 스포츠산업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추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엘엔아이의 RFID 기술을 적용한 장비의 첨단화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인 스포츠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현구기자 h1565@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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