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와 커피 전문점 프렌치 빌 오태훈(38) 대표는 다른 젊은 경영자들과는 조금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오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처음부터 주목했다.

오 대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당장의 욕심 때문에 나중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중구 신포동 프렌치 빌 본점이 지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전문점으로 자리잡기까지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사회복지에 대한 따뜻한 시각 만큼은 잃지 않았다.

오 대표는 앞으로 사회복지사들을 대상으로 소규모 자본을 투자받아 수익금을 배당하는 방식으로 프렌치 빌을 운영할 생각을 갖고 있다. 일종의 펀드식 투자로 급여체계가 열악한 사회복지사들에게 수익을 제공해 사회복지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동 투자, 공동 분배 방식으로 상호나 상표권에 대한 독점권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프렌치 빌 운영이 일정 궤도에 오르고 남동구 간석점에 이어 부평점이 문을 열면 또다른 브랜드를 만들어 사회복지계에 운영을 맡기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복지단체들이 열악한 재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경영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져 일반 업체들과 가격과 품질 경쟁에서 밀려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렌치 빌에서 별도 브랜드를 만들고 컨설팅까지 맡아 복지단체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프렌치 빌은 오는 11일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 등 지역 내 5개 사회복지기관과 제휴 협약식도 갖는다.

이를 통해 프렌치 빌은 아동과 청소년, 장애인, 노인, 여성 등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 활동은 물론 기관들과 시설, 기술, 생산품, 인적 자원, 정보 등도 교류하게 된다.

오 대표가 이처럼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데에는 평생을 베풀며 살아온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오 대표는 “일흔이 넘으셔도 직원들에게 직접 밥을 해 먹이시고 시장에 가서도 물건값을 깎지 않았던 어머니를 보고 배우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키웠다”며 “복지단체가 소외계층에 대한 1차적인 의식주 문제를 해결한다면 기업 차원에서는 자활을 도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무료 제과교실을 열어 가게를 홍보하고 손님들이 직접 만든 제과를 푸드마켓에 전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사회복지사들이 일에 전념하고 소외계층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또 밝고 즐거운 레크레이션 같은 개념으로 사회복지가 바뀌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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