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논의대상에서 빠져있던 동양제철화학의 땅속 폐석회가 인천대교와 수인선 등 국책사업의 토목공사 과정에서 잇따라 발견돼 가닥이 잡혔던 폐석회 처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땅속 폐석회는 동양제철화학 땅을 주거와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용현·학익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2년 동안 동양제철화학 땅에서 이뤄졌던 각종 개발사업에서 어김없이 땅속에 묻혀 있던 폐석회가 발생했다.

지난 4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남구 학익1동 동양제철화학 앞 독배길에서 수인선 복선전철 터파기(길이 1.4㎞, 폭 15m, 깊이 2~4.5m)공사를 벌이다가 폐석회 4만5천㎥(추정치)가 묻혀 있는 사실을 잠정 확인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동양제철화학 터를 지나는 인천대교 연결도로 구간 4천900여평에 2~5m의 깊이로 묻혀있는 폐석회 1만8천㎥의 처리비 부담을 놓고 동양제철화학과 갈등을 빚고 있다.

폐석회 매립이 확인된 이 곳은 5~6년전 아파트를 짓기 위해 쌓아 놓았던 폐석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터닦기 작업을 이미 마친 땅이다.

1980년대 인공 해수욕장이었던 ‘새인천 풀장’을 매립했던 폐석회를 완전히 걷어내지 않아 연결도로 터파기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지난 해에는 남구 용현동 옹진군 새 청사 건립 터 5천324평을 깊이 6m로 터파기 하는 과정에서 폐석회 3만5천㎥가 발생했다.

이곳도 동양제철화학이 옹진군에 땅을 팔기 전 폐석회를 치우는 등 정지작업을 벌였으나 추가로 나온 것이다.

문제는 땅 속의 폐석회가 처리비 부담주체와 처리방안을 둘러싸고 개발사업의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시설공단이나 도로공사가 동양제철화학에 폐석회 처리비 부담을 요구하고 있으나, 동양제철화학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철도시설공단과 도로공사는 땅속 폐석회 처리비가 t당 5만3천원~5만5천원으로 땅값보다 오히려 비싸거나 비슷해 처리비를 부담하며 공사를 할 수 없는 처지다.

동양제철화학도 새롭게 발견되는 땅 속의 폐석회는 이미 매립용량이 정해진 유수지(10만6천평)에 매립할 수 없는 형편이다.

유수지에 매립할 폐석회 양은 480만㎥로 정해 설계를 마쳤고, 땅속의 폐석회의 양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받아들일 경우 용량초과로 유수지 매립사업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옹진군 새 청사 터에서 나온 폐석회 3만5천㎥는 유수지에 매립하기로 옹진군과 동양제철화학이 의견을 모은 상태다.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는 동양제철화학의 땅 57만여평(유수지 10만6천여평 제외)이 포함된 용현·학익지구 도시개발사업이다.

수인선 복선전철과 인천대교 연결도로 건설사업에서 이미 경험했듯이 용현·학익지구에서도 땅속에 묻혀있는 폐석회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용현·학익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오는 12일 열리는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돼 토지이용계획안이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박정환·송효창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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