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려면 양과 질, 지속성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합니다.”

인천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손철수(46) 장학사는 올해 10월 서울 모 4년제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했다.

대학이 입학 업무만 담당하는 전문가인 입학사정관을 별도로 채용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인 입학사정관제는 사교육 경감 정책의 하나로 현 정부들어 각광받고 있다.

손 장학사는 입학사정관제의 장점으로 ‘교과 교육 위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대학의 학생선발 권한이 확대되고 학교생활기록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각종 경력과 서류 등을 종합해 학생들을 선발하면서 수능과 내신 성적만 갖고 학생들을 뽑는 점수 경쟁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입 초기라 입학사정관 개개인의 전문성에서 적지 않은 격차가 있어 주요 대학 입시 전형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입학사정관제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편견과 오해도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손 장학사는 “성적이 나쁘더라도 다양한 수상 경력과 봉사활동 점수가 뒷받침하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학생과 학부모가 있지만 입학사정관제 아래에서도 교과 성적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믿을 수 있는 근거 자료가 생활기록부로 충실히 작성한 서류를 제출한 학생에게 가산점이 붙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6장 짜리 생활기록부와 12장 짜리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양과 함께 질도 중요하다고 봤다. 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이 모두 학생회장 경력이 있어도 전국 학생회 조직을 구성했던 경험이 있는 학생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450시간 동안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던 학생보다 250시간 동안 서해 기름띠 제거 활동에 나섰던 학생이 더 가선점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 장학사는 지속성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매주 1시간씩 정기적으로 요양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 학생과 수학교사인 부모 밑에서 수년 간 수학교사의 꿈을 키워온 학생들은 다른 경우보다 더 인정을 받는다”라며 “어려서부터 개개인의 수상 경력, 봉사활동, 교과학습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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