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버리기는 너무 아깝잖아요. 이런 걸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스물아홉살 청년 송혜원씨(인천시 남구 간석2동).

나이 든 세대에게나 통할만한 ‘구두쇠, 왕소금’이란 별칭을 친구들은 요즘 세대인 그에게 자랑스럽게 붙여준다.




얼마 전 아름다운가게 인천터미널점으로 불쑥 전화를 건 그는 “운동화 100여 켤레가 있어서 드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됩니까”하고 말을 꺼냈다.

시민들의 기증물품을 판매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아름다운가게로서는 너무 반갑고 고마운 일. 각박하다면 각박한 세상, 더구나 젊은이의 마음 씀씀이가 남달랐다.

“이곳(굿모닝헬스, 석바위)에서 트레이너로 일한지 2년 됐어요. 헬스를 하러 오시는 분들이 운동화를 가져오시는데 가실 때는 대부분 그냥 가십니다.

유명메이커신발, 신은지 얼마 안된 신발이어서 언젠가는 찾으러 오시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안 오셨어요.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는데 어느새 50ℓ짜리 쓰레기봉투로 10개가 넘었어요. 좋은 일을 하는 아름다운가게에 보내자 생각하고 전화를 드렸죠.”

남이 신던 신발, 더구나 내 돈 들여 산 신발도 아니니 버려도 그만일 물건을 소중히 모아온 그는 수원대 체육학과 4학년에 다니는 학생이다.

인천 토박이로 인천에서 고교까지 다닌 그는 야구, 유도선수 생활을 하다가 선수가 아닌, 스포츠분야 직업을 갖기 위해 체육전공을 택했다고.

“스포츠경영관리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어요. 1차는 붙었고 곧 2차가 있어요.” 낮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오후 4시부터 새벽 1시까지는 헬스클럽에서 일하는 당찬 젊은이다.

“음식점에 가서도 음식 남기는 걸 못봐요.
옷도 비싼 것 사입을 필요가 있나요? 쓸 때는 화끈하게 쓰지만, 아낄 때는 무섭게 아껴야죠.”

검소한 부모님 영향으로 ‘좀 알뜰하게 사는 편’이라며 그는 웃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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