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2.9%상승했다고 한다. 또 한쪽에서는 출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며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가계경제나 고용분야에서의 체감 온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산업의 성장이 얼마 만큼의 고용을 창출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고용탄성치(elasticity of employment)’다. 고용탄성치가 높을수록 산업성장에 비해 취업자수가 많은 것을 나타내고, 낮을수록 산업성장에 비해 취업자수가 적은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이 고용탄성치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어 실질 GDP가 상승하는데도 고용증가율은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으로, 또한 생산공정의 자동화 추세에 따라 1인당 노동생산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송도신도시를 여러 번 다녀왔다. 다니며 느끼는 것은 대규모의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십층 높이의 건물이 올라가도 대부분 기계와 중장비에 의한 건설현장이지 사람의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현장이 아니다.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어진지 오래다.

직장이나 어떤 조직에 속해 임금노동자로 생활하는 것 외에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방법이 바로 ‘자영업’이다. 그러나 이 자영업은 말 그대로 자발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즐겁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 대부분이 대안이 없어 어쩔수 없이 들어서게 된 생계형 자영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저소득에 저숙련에 저희망’이 지금의 자영업자의 현실이다.

모 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66.3%가 “생계수단으로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어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자발적이고 더 나은 기회를 위한 창업이 아니라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고용보험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전직훈련이나 실업급여 등의 지원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스산한 날씨이다. 예전 이맘때면 많은 사업장의 인재채용공고와 졸업예정자들의 취업시험 준비로 분주하게 느껴지던 캠퍼스도 지금은 현저하게 줄어든 채용으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의기소침해 있다. 지난 겨울 금융위기로 직장을 잃고 아직까지 재취업을 못한 중년들은 그 답답하고도 안타까운 마음을 형언할 수 없다.

지금의 실업상황을 개인들 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고 또한 기업과 노조를 포함한 상대적으로 여유롭고 안정적인 지위에 있는 시민들이 양보하고 협조하여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함은 물론 소비를 촉진하여 소외되고 어려운 자영업과 실업자들을 도와야 한다. 이것이 모두가 다 잘사는 길이다.

최근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등의 보도를 접하며 느끼는 것은 이러한 따뜻한 소식이 일부 편향된 사람들 만이 아닌 소외된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널리 체감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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