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이달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베이징덕 전문점 ‘송’을 추가 개업하는 양석원(55)씨는 하는 일이 외식사업이다보니 중국을 자주 드나든다.?

이런 양씨가 몇 해 전부터 중국에 갈때마다 놀라고 돌아오는 이유가 있다.

중국에서 한국 자장면의 인기도를 하루가 다르게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

인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다 실패하고 3년전 웨이하이로 돌아간 한 화교가 그 곳에서 ‘대북소성’이라는 자장면집을 차린 후 점심마다 중국인들이 줄을 설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걸 수차례나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역수출된 한국 자장면의 인기는 웨이하이 뿐 아니라 중국 연안도시를 시작으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다 보니 베이징에서만 중국인들에게 이름을 날리는 한국식 자장면집이 서너 곳에 이를 정도.?

중요한 건 이곳의 자장면은 한국인들이 햄버거를 처음 보고 느꼈던 생소함 처럼 중국사람들에게도 전혀 새로운 맛이라는 사실이다.?
그 새로운 맛을 좌우하는게 바로 한국식 춘장.?

새우, 해삼, 오징어를 보탠 삼선자장, 양파와 고기만 잘게 다져 넣은 유니자장, 고기 대신 감자나 고구마를 크게 썰어 넣은 옛날자장, 간이 스미도록 면과 소스를 함께 볶아 여러 사람이 나눠먹게 나오는 쟁반자장 모두 춘장이 맛을 좌우한다. ?

한때 자장면을 무척 좋아하는 작고한 모그룹 총수의 전담 요리사가 맛을 내기위해 중국에서 춘장을 항아리째 공수해 와야 했지만 이제는 한국의 춘장이 중국으로 수출될 만큼 격세지감을 느끼는게 오늘날의 자장면이다.?

한국인들이 여권보다 고추장을 먼저 챙기듯 인천의 개항과 함께 중국인들에 의해 들어온 밀가루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춘장을 100여년 만에 ‘메이드인 코리아’의 상표를 달고 중국으로 역수출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춘장제조업체로 알려진 영화식품은 그동안 보따리상 등을 통해 소규모로 한국 춘장을 중국으로 수출해 오다 지난 2003년부터는 아예 다롄에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을 하고 있을 정도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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