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계도시축전장 경비행기 추락은 사고 전날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세계도시축전조직위는 비행안전을 위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고는 두 기관의 안전불감증과 소통의 부재가 부른 인재(人災)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발생

27일 오전 12시55분쯤 인천도시축전행사장 상공에서 축하비행을 하던 초경량경비행기(S2176)가 추락해 행사장 안에 전시된 2층버스와 부딪혀 조정사 온모(46)씨가 숨졌다.

이날 사고는 인천시와 인천공항공사가 공동주최하고 대한민국항공회(KFA)가 주관하는 ‘2009 하늘축제’를 축하비행하던 경비행기가 행사장 상공에 띄운 나래연 줄에 걸려 일어났다.

올해 6회째인 하늘축제는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중구 영종도에서 열렸으나 항공기 비행에 방해가된다는 이유로 경비행기의 축하비행 행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는 올해 하늘축제의 행사장을 도시축전이 열리는 송도국제도시에서 첫 개최하면서 2천만원을 들여 부대행사인 경비행기 축하비행을 계획했다.

이에 따라 KFA소속 초경량비행기협회 소속 경비행기가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서 이륙해 송도 도시축전 행사장 상공을 비행했다.

▲ 사고원인

사고 전날 축하비행에서도 비행상공의 안전문제가 제기됐으나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지난 26일 축하 비행에 나선 초경량비행기협회는 나래연과 열기구 등 비행 방해물을 없애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길이 400m정도인 나래연 줄이 바람이 불면 누워있다가도 바람이 자면 상공으로 다시 치솟기 때문이었다. 굵기가 어른 새끼 손가락의 1.5배만한 나래연 줄이 경비행기에 걸릴 경우 뽀족한 대책이 없었던 터였다.

협회 측은 안전에 문제가 되자 행사장 주변 상공을 돌며 당초 플래카드를 펼치기로 했던 축하공연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또 경비행기 대수도 4대에서 2대로 줄였다.

하지만 안전문제 제기 이후인 27일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축전 조직위는 여전히 나래연을 띄웠다. 시는 바람이 불고 상공에 나래연이 있으니 비행에 주의해 달라는 구두 협조 요청이 전부였다. 27일에는 사고 전날보다 1대 많은 경비행기 3대와 모터패러글라이딩 5대의 편대비행이 계획됐다.

도시축전조직위 관계자는 “시와 인천공항공사가 도시축전 축하비행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해 조직위가 수용한 것”이라며 “바람이 불고 연이 걸려 있어 비행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전날에도 비행이 이뤄져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경비행기 축하비행 행사를 담당했던 시 관계자는 “축전 조직위가 밝힌 내용이 전부”라며 “비행안전 조치문제에 대해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박정환·이환직기자 hi21@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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