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태권도를 통해 함께 어울리고 이해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인천시 남구 주안7동에 자리한 연세대 대왕태권도장(관장·채승민)에선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한국의 전통무술인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지난 달 채승민(35) 관장이 여러 국가의 이주민 여성과 외국인 근로자, 원어민 교사, 유학생 등을 상대로 무료 태권도 교육생을 모집해 현재 이주민 여성 4명과 이들의 자녀 3명이 등록한 것이다. 태권도 무료 교실 소식을 들은 남구다문화센터에서도 몇몇 외국인 근로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해 오는 등 무료 교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채 관장과 외국인들과의 인연은 깊다. 지난 1996년 하와이 유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한국을 방문해 태권도장을 찾던 중 우연히 채 관장의 도장을 방문하게 됐다. 채 관장의 수업 방식이 마음에 든 이들은 체류 기간을 연장하며 3~4개월 동안 태권도를 배웠다. 고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이후 뉴욕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채 관장의 도장을 소개했고, 이것이 계속 이어지며 10여 년째 외국인들과 교류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외국인들을 봤을 땐 당황했죠. 하지만 제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자 문화적 차이도 인정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더군요. 외국 친구들에게 인천의 관광지와 맛집 등 한국 문화 체험을 돕다 보니 한국에 머무르는 외국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습니다. 태권도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생각해 무료 교실을 열게 됐지요.”

채 관장은 태권도와 함께 이들이 한국의 문화를 더욱 쉽게 접하도록 돕고 있다.

딱딱하게만 느낄 수 있는 태권도에 음악을 더해 즐겁게 배우는 것은 물론 기본생활 예절과 태권도 예절 및 기본동작, 호신술, 태권무, 무기술(쌍절곤)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 시집 온 이주민 여성들은 바깥 생활을 어려워합니다. 태권도를 통해 이들이 자연스럽게 사회로 나와 이웃들과 이야기하고 이들의 자녀들도 함께 태권도를 배워 한국 아이들과 어울리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지요.”

이들의 수업이 저녁 식사 시간과 겹치자 채 관장은 1개 반을 더 추가로 운영하는 등 세심한 배려도 하고 있다.

“태권도에 관심있는 외국인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연락주세요.” ☎032-864-8007.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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