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 컬럼

- 송정로 인천신문 선임기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문화는 좋은 것이요, 필요한 것이라고 주변에서 입버릇 처럼 말해도, 그리고 가까이서 아무리 훌륭한 문화행사가 마련돼 손짓해도, 스스로 시간을 내고 발길을 돌려 함께하지 않으면 문화의 가치는 그 사회에 빛을 발할 수 없는 것이다.

문화는 향유하는 자의 것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에 사로잡히는 일만으로도 삶을 즐겁고 살찌게 한다.

더 나아가 문화는 자기 자신의 삶을 음미하게 한다.

문화와 자주 접하다 보면 과거를 반추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를 생각게함으로서, 인간들의 삶을 재발견하고 자신의 삶에도 새로운 의미와 방향을 부여해간다.

그래서 문화를 향유하는 자는 좀더 깊고 넓게 이웃과 사회를 바라 볼 수 있다.

삶을 조급하게 살지 않으려 하며, 크게 다투지 않으려 한다.

문화를 잃어버린 도시는 영혼을 잃어버린 껍데기 도시와도 같다.

그런데 문화는 먼저 우리 가까이의 삶 속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우리 일상의 삶 속에 녹아있는 것들 가운데서 찾고 가꾸는 것이 가치있는 우리의 문화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머리를 묻고 하루하루 생활하는 인천이란 지역공동체 속에서 먼저 문화를 찾아 나서고, 향유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시행 이후 인천의 문화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각종 축제를 비롯해 문화행사도 늘어났다.

늘어난 만큼 내용들을 실속있게 가다듬고 다양화시켜야 할 과제들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문화를 적극적으로 자기의 것으로 향유하려는 보통 시민들의 자세와 발길은 부족하다.

해학과 기지가 번득이는 마당극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금새 풀어주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조상과 내가 서있는 자리에 시공을 넓혀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서관의 책 한권 속에는 내가 꿈꾸던 인생의 모든 것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

고전음악의 깊은 선율은 그 한 음절로도 많은 이들의 복잡한 머리를 정화시킨다.

한 장의 그림, 사진 한 컷은 또 어떠한가.

학창시절 미술관의 기억을 평생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며 살아갈 수 있다.

송림동 달동네 박물관 속에서 우리는 바로 30, 40년전의 기억, 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삶을 되살려 오늘을 생각 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그 때 그 사람들을 찾아 나설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들이 무슨 이야기 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하루의 압박에 쫓겨 시간을 내지 못하거나, 습관이 안돼서, 혹은 얼마간의 비용을 들이지 못해 찾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내면을 가꾸기 위한 시간을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지겨운 일, 책임을 요하는 일들이 모두 끝나기를 기다렸다 뭔가를 시작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굳이 1%를 정하여 함께 하자고 마일리지 운동을 벌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교통방송, 일간 인천신문사가 이달부터 함께 시작한 1% 운동은 소박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참으로 절실한 운동이 아닐 수 없다.

문화의 바다에 빠져들면 머리가 맑아지고 현재의 무거워 보이던 삶도 한결 가벼워 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운동 하듯, 1%를 투자하여 가볍게 문화를 시작해보자.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