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 뒤늦게 봉사활동을 시작했지만 요즘 그 보람과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어요. 우리 곁의 소외계층을 왜 진작 알지 못했나 후회도 됩니다.”

서울메트로 동묘서비스센터 종로5가역에서 부역장으로 근무하는 이성범씨(54)는 요즘 뒤늦게 시작한 봉사의 즐거움에 푹 빠졌다. 인천과 비교적 거리가 먼 서울메트로 종로5가역이 그의 근무지이지만 근무가 없는 날이면 인천지역 노인 무료급식소와 복지관을 찾아 무료 봉사활동에 나선다.

간석동에 위치한 노인 무료급식소인 오병이어 간석점과 만월사회복지관을 찾아 노인 식사 수발을 들고 어린이들 공부 지도도 한다. 서울 메트로에서 승객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지는 그는 업무 특성상 야간 근무가 많고 평일에도 쉬는 날이 많아 짬이 나는 날에는 주로 봉사활동을 펼친다.

“한달에 평균 10일 정도는 무료급식소와 사회복지관내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하는 일이래야 무료급식소에서 설겆이, 청소하고 노인들의 식사를 돕고 도서관에서 어린이들한테 책 찾아주고 정리하는 일 정도지만 봉사가 주는 즐거움은 몇배가 되더군요.”

그는 공기업인 서울메트로에 봉사모임이 많이 있지만 과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내에 봉사단체를 여럿 만들어 갖가지 봉사활동을 펴고 있지만 일회적인 행사 성격이 강해 적극 참여하기 보다 피하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무료급식소나 사회복지관 봉사는 지인들의 소개로 알게 됐는데, 스스로 찾아가 봉사를 자처했습니다. 규격화되고 강요된 봉사보다는 뭔가 보람된 일을 스스로 찾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요즘에는 봉사활동을 권하는 전도사로 나서 직장 동료 중에는 남 몰래 봉사활동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병이어 간석점의 경우 이씨가 권해 봉사활동을 벌이는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많다. 서울뿐 아니라 멀리 일산이나 구리에서 사는 직원들까지 멀리 이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다. 그는 동료중에는 권유로 봉사에 나섰지만 스스로 보람되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흐뭇하다고 했다.

이씨는 “뒤늦게 시작한 봉사를 통해 마음의 행복과 즐거움을 얻은 것 같다”며 “직장생활을 그만둔 후에도 봉사할 곳을 찾아 남을 돕는 일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구준회기자 jhk@i-today.co.kr

저작권자 © 인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