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가락인 민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김낙기(54)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총무부장은 잊혀 가는 우리 민요를 대한민국과 세계에 알리고 싶은 열정적인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서도소리 배뱅이굿보존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애절한 손짓, 구슬픈 눈빛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몇 해 전만해도 퇴직 후 시골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던 그는 지난 2006년 문득 ‘소리’ 봉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평소 노래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데다 대중가요보다는 민요를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 이은관 선생의 전수조교인 박준영 배뱅이굿보존회 대표를 찾아가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다.

소리를 배운 지 1년여 남짓했을 때부터 전국의 민요대회 상을 휩쓸면서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해 8월 한국최고의 국악등용문인 전주대사습대회 민요부에 입상하는 놀라운 실력을 선보였다.

올해 4월엔 개인발표회를 가졌고,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연가를 내 러시아 리투아니아의 국제민속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처음 참가한 한국 팀과 프랑스, 이탈리아, 인도, 스리랑카 등 10여 개 팀이 무대에 오른 국제규모의 대회였다. 특히 배뱅이굿보존회도 단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리투아니아에 머무르면서 배뱅이굿보존회 단원과 함께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 공연을 펼치며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등 각종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애인시설·노인요양시설 등 봉사활동은 물론 일 년에 두 번 배뱅이굿보존회 정기공연도 열고 있다. 특히 학원장 교육 등 강의를 위해 강단에 설 때면 그는 태평가로 말문을 연다.

“짜증은 내어서 무엇 하나/ 성화는 부려서 무엇 하나/ 속상한 일도 하도 많으나/ 마음은 즐거이 살아가세.” 일에 찌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마음을 편하게 풀어줄 수 있는 가사인 셈이다.

그의 꿈은 가족 사물놀이 단을 만드는 것. 그의 마음을 이해한 아내도 야간에 구청 문화활동을 통해 장구를 익혔다.

그는 “자녀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곧 가족 사물 팀을 만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시교육청을 대표하는 밴드를 조직해 동료들에게 활력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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