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대안학교 ‘청(淸)’ 홍현웅 교장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호(號)’는 ‘청소년’이다.

15년이 넘게 청소년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그의 이름 앞에도 ‘청소년분야 전문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연수구청소년수련관장, 인천시청소년단체협의회 사무총장, 인천시 청소년쉼터 소장 등 맡고있는 것도 어느덧 다섯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가 됐지만 홍 교장은 여전히 “쉼터에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한다. 지난 3월, 인천에서 처음으로 복지형 대안학교 ‘청(淸)’의 문을 열면서 또 한번 일을 낸(?) 홍 교장은 청소년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그리고 있었다.

-올해 3월, 도시형 대안학교 청의 문을 열었다. 어떤 곳인가.

▲쉼터를 운영하면서 탈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치료라고 생각했다. 흐름이 끊긴 학업을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아이 스스로 정신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먼저다. 복지형 대안학교는 학교의 목적과 프로그램들이 이런 방향으로 맞춰 운영되는 곳이다.

-다른 학교와 차이점은 무엇인가. 개교한지 두달 남짓 지났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검정고시 준비를 학교에서 하지만 다른 대안학교 처럼 교육과정 자체가 학업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이런 점 때문인지 입학을 문의하러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처음에 말했듯이 정서적인 면이나 복지에 우선을 둔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효과를 거둘 수는 없다.

-현재 일시와 단기, 중·장기 쉼터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대안학교를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시 쉼터는 day-서비스 기관으로 24시간 아이에게 기본적인 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단기 쉼터는 최대 3개월, 중·장기 쉼터는 최대 2년까지 아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곳인데 위기에 놓여있는 청소년에게 좀더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복지가 이뤄져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간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인 청소년에게 맞는 서비스가 지원돼야 하고 그런 점에서 대안학교는 쉼터 아이들의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는 대안이었다.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청소년 복지란 어떤 것인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는 아동·청소년 통합정책은 자칫 획일화된 정책으로 현장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 같아 우려되고 있다.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청소년 복지란, 유기 청소년에게 단발적 서비스가 아닌 장기적인 맞춤형 지원을 통해 건강한 시민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되는 것까지를 말한다. 이것이 시스템화 돼서 자리를 잡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과제다. 홍신영기자 cubshong@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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