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추모열기가 뜨겁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한 인천·부천시민들은 24일 시내 곳곳에 차려진 임시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며 애도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남동구 간석동 민주당 인천시당 사무실에는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은 조문객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500여명의 조문객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일부 젊은 여성 조문객들은 헌화를 하며 고개를 숙인 채 굵은 눈물을 흘렸고 다수의 조문객들도 노 전 대통평의 서거를 믿지 못하겠다며 울먹였다.

조문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후 일정과 노 전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민주당원이나 노사모 회원이 아니다”고 밝힌 박문수(43·자영업·가좌동)씨는 “서거 소식을 접하고 서울로 조문을 가려다 인터넷을 보고 딸과 함께 인천시당을 찾게 됐다”며 “딸에게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들렀다”고 말했다.

부평구 동암역 북광장에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두드림(김두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60여명이 분향소를 차려놓고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여기저기서 노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눈물을 훔치는 조문객 틈바구니에서 울음보를 참지 못하고 대성통곡을 하는 조문객도 눈에 띄었다.

김영진(53) 인천지부 노사모 대표는 “장례가 끝날 때까지 24시간 이곳을 지킬 계획”이라며 “대통령의 죽음을 막지 못한 자신이 죄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애통해했다.

이밖에 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신학용 의원도 24일부터 각각 계산동과 효성동 지역사무소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맞았고,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흥륜사와 강화도 전등사에도 분향소가 마련돼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또한 임시 분향소가 마련된 부천 송내역 북광장에도 침통한 표정의 조문객이 꼬리를 이었다. 분향소를 마련한 김길주 부천시민연합 고문은 “국가원수의 서거는 온 국민이 슬퍼할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한 대통령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윤병국 부천시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최고의 강점으로 내세운 도덕성이 이번 검찰수사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온 국민이 충격에 휩싸인 주말, 대부분의 기관·단체들이 계획된 행사일정을 취소하거나 축소한 반면 몇몇 단체가 대규모 행사를 강행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부평풍물축제위원회는 24일 폐막하는 ‘인천부평풍물대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인천만·만·세’와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다. 축제 기획단은 지난 23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당초 오후 11시에 끝내기로 한 축제 일정을 축소, 9시에 폐막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 서거 둘째 날인 24일 인천시청 분수광장에서는 (사)규방다례·(사)한국차문화협회가 함께 연 ‘전국 차인(茶人) 큰 잔치’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는 두 단체의 관계자와 안상수 인천시장, 시의원, 시민 등 1천여명이 몰려 단체에서 마련한 차 음식 경연대회와 차 문화자료 전시회 등을 즐겼다.

지난 2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춘동 환경공단 내 축구장에서 인천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축구동호회와 가족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경찰청장배 축구대회를 강행,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샀다.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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