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보여준 것과 같은 감동적인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프로듀서나 영화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박성호(17·학익고 2년)군은 올해 11회째를 맞는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 사전제작지원작에 당선된 ‘마지막 시험’의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았다.

이미 여러 차례 영상제작 경험이 있는 그는 이번 영화의 소재를 문학시간에 배운 ‘죄수의 딜레마’에서 찾았다.

“협력을 통해 서로 이익이 되는 상황이 아닌 더욱 불리한 상황을 선택하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바로 시나리오 개요를 짰죠.”

영화는 시험을 앞둔 고등학생 3명이 시험지를 유출하다 모두 퇴학을 당하는 내용이다. 이들의 결말이 비극적인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고 개인의 이익만을 생각했기 때문. 인간의 이기심을 드러내고 싶어한 박군은 인천청소년기자단 무(MOO), 인천 청소년 영상제작 동아리 MFS와 함께 인천시로부터 영상제작도구를 빌려 영화를 찍었다.

사실 박군이 맨처음부터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해 많은 시나리오를 쓰다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박군이 남보다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번에 영화 ‘박쥐’를 연출한 박찬욱 감독의 한 마디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인을 통해 만난 박 감독님이 식사하며 훗날 영화제에서 만나자는 말씀을 하셨어요. 감독님은 아무 뜻 없이 제게 하신 말씀일 수도 있지만 저는 무척 떨리고 설렜어요.”

이런 모든 것이 박군을 영화에 빠져들게 했다.

사전제작지원비 60만원을 받아 만들어진 박군의 영화는 이번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에서 계속 상영될 예정이다. 또 경쟁작에도 출품해 외국 학생들과 정정당당하게 겨루게 된다.

“계속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영화제에 참여하는 박군이 앞으로의 바람을 말했다.

한편 박군에게 사전제작지원의 영광을 안겨 준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는 오는 7월 9일부터 15일까지 7일간 치러지는 행사로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개성을 발굴해 그들을 한국 영화계의 튼튼한 기둥으로 성장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박군의 작품을 사전제작지원작으로 선정한 서울청소년국제영화제 관계자는 “박군이 연출한 작품의 내용이 기승전결에 맞게 잘 짜여졌을 뿐만 아니라 연출 역시 다양하게 시도해 참신해서 선정했다”며 심사평을 말했다. 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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