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 세라믹 칼을 생산하는 남동산단 K사는 경기침체를 극복하자며 지난해 제품 디자인 개발을 진행했다. 세라믹 칼이 주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터라 일본 제품을 추월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인 개발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사업 추진결과, 강하고 날카로웠던 칼은 부드럽고 고급스런 이미지로 다시 태어났고 회사 매출은 상승세를 탔다. 2007년 7억4천만원 정도였던 매출이 2008년에는 11억2천만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제품개발 이후 홍콩, 말레이시아, 독일 등 해외전시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서 수출증대에 대한 기대도 갖게 됐다.

디자인 개발이 기업의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디자인개발에 나선 지역 10개 기업 가운데 7개 기업의 매출이 증가했다.

11일 인천시와 인천경제통상진흥원이 2007~2008년 디자인개발사업에 참여한 4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과조사에 따르면 참여 기업 중 매출 증가 기업은 31개(70.5%), 고용 증가 기업은 25개(56.8%)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매출의 경우 급격한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제품·포장 디자인에는 2년 동안 모두 5억1천100만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디자인개발투자 대비 해당제품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직접 매출은 192억273억원으로 37.7배에 달했으며 전체 매출 역시 800억5천만원으로 156.7배에 달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46개 기업의 2007년 대비 고용 증가율도 39.6%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했다.

디자인개발 참여기업의 BSI(기업실사지수) 역시 지역 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분기 인천지역 BSI는 매출 71, 고용 87을 기록했지만 디자인개발지원 참여 기업들은 매출 152, 고용 143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디자인 개발은 기업에 있어 짧은 시간 내에 회수 가능한 효율적인 투자 수단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상황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제품 디자인과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받고 있어 디자인이 기업매출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R&D투자는 보통 8배 정도지만 디자인개발 투자는 통상 19배의 매출 효과를 가져올 정도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디자인 하나로 기업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기업들은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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