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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기업 이기자”…‘지피지기’ 공략
지금까지 세계 경제의 핵인 화교의 여러 모습을 살펴보았다. 화교의 모습을 알아가는 마지막 주제로 화교 기업들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동남아시아의 경제를 이야기할 때 화교 기업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동남아시아 인구의 6%가량 밖에 안 되는 화교들의 기업이 동남아시아의 거의 모든 상권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교 기업은 동남아시아 무역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기업을 소유한 화교들이 동남아시아 재벌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화교들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흔히 오늘날을 정보화 시대라고 말한다. 정보의 홍수라고도 불리는 이 시대에 정보의 가치는 때때로 하늘을 찌르기도 한다. 정보를 가진 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화 시대가 오기 전부터 화교들은 정보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화교들은 정보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정보를 얻는 것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업가가 상품을 수입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상품이 팔리는 지역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마침 친구가 그 지역을 다녀와서 그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알려줬다. 이런 경우 우리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나 식사를 한 번 사는 정도로 끝내곤 한다. 하지만 화교들은 그렇게 정보를 얻었을 경우에 그 정보의 가치에 해당하는 사례를 한다.


이렇게 화교들은 정보를 수집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아니 아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로 정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화교들은 정보를 모을 때 가능한 한 다양하고 폭 넓은 정보를 모은다. 예를 들면 기업에 경우엔 라이벌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기업의 동향과 같은 일반적인 정보를 비롯해서 사내 분위기 유행,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모을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그 기업과의 경쟁에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하고 유리한 수를 모색하는 것이다.


화교들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패(百戰不敗)라 했던 그들의 선조의 말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것은 반대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라이벌의 정보를 모으면 모을수록 유리하다는 것은 자신의 정보를 숨길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화교기업은 사업 내용의 공개를 하지 않으려 한다. 따라서 화교 기업들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증권시장에 상장하지 않으려한다. 증권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그만큼 많은 정보가 외부로 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또 마케팅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화교 기업이 동남아시아에서 엄청난 성장을 거두었음에도 유명 브랜드가 거의 없는 것은 화교들의 이러한 성향 때문이다. 박정동 인천대 중국학연구소장·이승훈 연구원


말 한마디에 기업 운명 ‘좌우’

화교의 성공 비결-신용


기업을 운영해 나감에 있어서 타기업간의 거래 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일 것이다. 신용이 없으면 거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고 거래가 이루어지더라도 불안한 상태에 놓이기 쉽다. 특히 자신들의 모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하려는 화교들에게는 이러한 신용이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화교들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낸 곳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이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제도적 장치가 되어 있더라도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제반환경 속에서는 자연히 기업 활동하는 비용 높아지게 된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소비되는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그들 자체적인 신용제도를 통해 극복해 냈다.


화교들의 신용제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바로 꽌시(關係)일 것이다. 화교들은 사업을 할 때 보통 같은 화교들을 선호한다. 대부분의 화교들은 문화적인 면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언어를 가지고 있다. 또 무엇보다도 강력한 끈은 외부 기관의 감시나 견제 같은 것 없이도 믿을 수 있는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제도적으로 자리잡은 것을 집행제도라고 부른다. 만약에 화교 사회 안에서 신용을 거스르는 일을 하면 그 사실이 화교 사회에 순식간에 퍼져서 신용을 잃게 된다.


믿을 신(信)은 사람 인(人)과 말씀 언(言)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이러한 생각은 화교들 사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화교 사이에서는 말 한마디가 곧 신용이다.


개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사업에도 직결되는 것이다. 이런 집행제도 안에서 화교 사회의 신용이 유지 된다. 또 이러한 제도를 공식적인 기구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화교 상공회의소이다. 이 화교 상공회의소는 화교 기업이 들어서 있는 동남아시아의 거의 모든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화교들의 신용제도는 화교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시작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사업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여 유통 비용이 높게 들 수밖에 없는 곳에서 유통 비용을 최소화 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화교들은 그들의 신용제도를 바탕으로 화교 기업과 거래를 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었다. 유통 비용의 최소화는 경쟁력을 올려주고 신용이 보장된 화교 기업 간의 거래는 기업의 안정적인 유지에도 큰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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