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까지만해도 바다밑에 배관이나 케이블을 설치하는 공사를 할 때 지원하는 해저지형을 측량하는 일은 전적으로 외국 업체에 의존해왔다.

지난 2003년 울산앞다바에서 60㎞ 떨어진 동해가스유전에서 육지까지 가스배관을 연결하는 공사 때 해저지형 측량업무를 향토 인천의 ‘유에스티21’(대표·김종욱·49)가 네덜란드의 다국적기업을 누르고 당당히 낙찰받은 일이 있었다. 이는 해저가스배관 공사의 해저측량업무를 처음으로 국내회사가 수행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었다.

유에스티21(UST21)은 해저 배관과 케이블 공사의 해저측량업무를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21세기 해양시대를 맞아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외국의 다국적기업들과 경쟁하면서 21세기 해양시대에 대한민국의 국력을 각인시켜나가고 있다.

UST21이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면서 그 동안 국내 해저측량공사를 독점해왔던 네덜란드의 다국적 기업은 자취를 감췄다.

회사 설립자인 김종욱 대표는 “이 업무에 관한한 국내에서는 당당히 경쟁력에서 다국적 기업을 이겨냈다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UST21은 해저측량 뿐 아니라 해저지형 탐사, 수로측량, 연안측량 등 바다밑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1999년 회사를 처음 설립하면서 “바다에 대한 희망을 갖고 회사를 설립했고 현재 외국의 첨단 장비를 도입하면서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을 이겨낼 정도로 성장한 것이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UST21이 하는 해저공사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중동 등지에서 벌이는 항만공사나 해저배관, 케이블 공사에는 꼭 따라붙어서 해야 하는 공사다.

그는 “바다밑에서 하는 공사는 첨단 장비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내 해양조사기관의 심장인 국립해양조사원이 인천에 있는 것이 UST21과 같은 회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해양은 인류가 개척해나가야 할 마지막 공간으로서 더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범진기자 bjpai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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