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함께 해 온 꽃. 이제는 친구를 넘어 가족이 되었답니다.”

꽃이 그저 예쁘다는 이유로 꽃꽂이를 시작한 플로리스트 권혜숙씨(41·인천시 남구 용현동). 그는 작은 꽃 하나에 인생 전부를 걸었다.

남들에게는 그저 단순히 감상용일 뿐이지만 권씨에 있어 꽃은 살아 숨 쉬는 예술 작품이다.

“화훼라고 하면 먼저 꽃집을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죠. 꽃이 서양화나 동양화처럼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니까요. 그러나 화훼는 꽃을 소재로 할 뿐, 모든 것은 미술과 맥을 같이 합니다. 색의 대비도 고려해야 하고 구조나 조형 등 모든 것이 고려돼야 합니다. 화훼학의 경우 70% 정도가 미술학과 수업과 일치할 정도죠.”

플로리스트라는 명함을 건네기라도 하면 ‘꽃집을 하시느냐’며 맨 먼저 던지는 말에 화훼 분야가 무시당하는 것 같은 언짢음도 느꼈다. 과거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바로 화훼 분야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꽃꽂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나 제가 작품을 완성해 가는 과정을 보시고 나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 구나’하고 느끼게 되죠. 화훼장식은 생명을 가진 꽃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시간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작품의 주제를 잘 이해해 자신만의 창의력으로 표현해야 하는 힘든 작업입니다.”

기능사, 기사 등 다양한 자격은 물론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한 권씨지만 그의 도전은 계속 되고 있다. 꽃가게를 운영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현재 대학원에서 환경원예를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훼라는 분야는 생소한데다 기능사 자격시험 역시 얼마 전에 시작돼 개척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가끔 제가 가르친 제자들과 대회에서 경쟁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하지만 그것을 절대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하니까요. 그렇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면 제가 두 단계는 발전해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친환경적인 작품 만들기에 매진할 겁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권씨는 여전히 프로를 꿈꾼다.

“플로리스트 권혜숙 하면 떠오르는 저만의 특별한 디자인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음이 울쩍한 사람들이 꽃을 보면 위로 받듯이 어려울 때 힘이 돼주는 그런 작품 말이죠.”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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