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받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비추는 등대가 되고 싶어요.”

인천여성노동자회 김태임(50·여) 상담실장은 비정규직 여성들이 저임금 등 열악한 근로조건은 물론 직장 내 성희롱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노동자회에서 8년째 근무 중인 김 실장은 10년 간이나 일했지만 퇴직금조차 받지 못하고 쫓겨난 여성 노동자,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당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것은 동료들의 싸늘한 태도만 남아 결국은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여성 노동자를 만났다.

김 실장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라는 신분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 간을 차별 속에서 고통받다 마지막에 여성노동자회 문을 두들기는 여성 노동자들을 만나면 가슴이 아프다”며 “여성 노동자들은 가해자의 한마디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을 듣고 정이 들었던 직장을 계속 다니고 싶어 할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 내 성희롱은 오랜 시간에 걸쳐 피해자에게 잊지 못할 정신적 상처를 주는데 반해 가해자들은 성희롱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도 피해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여고생 등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의 성희롱과 임금 관련 상담전화가 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실장은 “인천지역은 수도권 가운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가 낮은 편이며 임금 또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업주들의 이기심 때문에 여성 근로자들은 최저 임금, 최장 근로시간이라는 악조건을 견디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한 업주 교육을 실시하고 성차별 및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차별이 없는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여성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사전교육 및 상담활동을 꾸준히 벌여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여성노동자회는 지난 1988년 문을 열고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상담 및 법률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이환직기자 slamhj@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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